100만원 때 “지금 들어가기엔 비싸죠?”…보름만에 200만원도 넘은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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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때 “지금 들어가기엔 비싸죠?”…보름만에 200만원도 넘은 주식

입력 : 2026.05.29 18:52

삼성전기 한달새 주가 2.6배
장중한때 시총 3위까지 올라

무라타 세계시장 40% 점유
데이터센터 매출 84% 늘어

삼성전기 성장성서 앞서고
무라타는 수익성 지표 두각

삼성전기 MLCC 제품. [삼성전기]

삼성전기 MLCC 제품. [삼성전기]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이 폭발하면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대장주들이 한일 양국 증시에서 동반 질주하고 있다. 주인공은 MLCC 글로벌 1위 일본 무라타제작소(무라타)와 2위 한국 삼성전기다. 이들은 올들어 동반 주가 급등세를 나타내며 ‘MLCC 한일전’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MLCC는 전자회로에 흐르는 전류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공급하고 노이즈를 걸러주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PC·자동차·서버 등 대부분 전자기기에서 필수부품으로 꼽힌다.

29일 삼성전기 주가는 전일 대비 15.04% 급등한 212만7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 200만원선을 돌파했다. 장중 한때 219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무라타 주가도 도쿄증시에서 12.73% 오른 9625엔(약 9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만40엔까지 올라 사상 처음 1만엔선을 넘어섰다.

삼성전기의 질주는 특히 가파르다. 지난 13일 장중 처음으로 100만원선을 넘어서며 ‘황제주’에 합류한 지 보름여 만에 주가가 다시 두 배로 뛰었다. 4월 말 83만원대였던 주가는 한 달 만에 약 2.6배로 급등했고, 연초 대비로는 8배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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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도 수직 상승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기 시총은 158조9000억원 규모로 국내 시총 4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로 올라섰다. 장중 한때 SK스퀘어를 제치며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삼전전기는 이달초만 하더라도 코스피 시총 10위권에 머물렀었다.

증권가에서 MLCC 업황 호조에 기반해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줄상향하면서 투자심리는 뜨겁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230만원으로 올리며 “전반적인 가동률 상승에 따른 MLCC 가격 인상 흐름과 가팔라지는 업황 사이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종배 연구원은 “주가 상승의 핵심 트리거 업황과 기술력, 시장 지위, 실적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다올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230만원으로 상향하며 “MLCC와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동시 호황 수혜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무라타 “첨단 MLCC 점유율 50% 이상”

무라타 MLCC [무라타]

무라타 MLCC [무라타]

무라타의 펀더멘털도 탄탄하다.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점유율 40% 수준으로 1위인 무라타는 올해 1~3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73% 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무라타에 대해 주가 우상향 의견을 유지했다.

나카지마 노리오 무라타 사장은 지난 27일 기업설명회(IR)에서 “첨단 MLCC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은 50%를 넘는다”고 주장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CLSA증권은 MLCC의 강력한 성장과 가격 인상을 예상하며 무라타 목표주가를 1만1600엔으로 상향했다.

최근 무라타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이번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84% 증가한 3250억엔에 달하고, 연결순이익도 25% 늘어난 293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부족한 고부가 생산능력을 메우기 위해 2028년 3월까지 2년간 MLCC 분야에 800억엔을 추가 투자로 결정한 상태다.

무라타에 대한 국내 ‘일학개미들’의 관심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무라타를 14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일본 종목 중 키옥시아에 이어 순매수 2위에 올려놨다.

이날 기준 무라타 시총은 19조3218억엔(약 182조8000억원)으로, 삼성전기(약 158조9000억원)와의 격차가 15% 안팎까지 좁혀졌다.

마진은 무라타, 성장 프리미엄은 삼성전기

두 회사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AI 서버다. AI 가속기 보드 한 장에는 스마트폰의 10~20배에 달하는 MLCC가 들어간다. 엔비디아 AI 서버와 빅테크의 자체 칩 투자가 폭증하면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공급을 추월했다. 여기에 핵심 원료인 은값 급등이 겹치면서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 업계 전반이 가격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

다만 두 회사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 무라타는 MLCC 외에 통신 모듈, 고주파(RF) 필터, 파워 인덕터까지 거느린 종합 수동부품 업체인 반면, 삼성전기는 MLCC와 함께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을 동시에 보유한 ‘AI 부품 듀얼 엔진’이 강점이다. 삼성전기는 올 1분기 매출 3조2091억원, 영업이익 2806억원(전년 대비 40% 증가)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은 무라타가 앞서 있다. 최근 확정 실적 기준 무라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83%로 삼성전기 7.70%를 웃돈다. 영업이익률도 무라타가 약 15%, 삼성전기가 약 8% 수준으로 격차가 있다. 글로벌 MLCC 1위 사업자로서 장기간 쌓아온 생산 효율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힘이 여전히 수익성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기 부산공장 클린룸 [삼성전기]

삼성전기 부산공장 클린룸 [삼성전기]

반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삼성전기 쪽이 더 크다. 29일 종가 기준 삼성전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81배로 무라타 6.44배의 2배를 넘는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삼성전기가 90.2배로 무라타 59.8배를 웃돈다. 현재 수익성은 무라타가 우위지만, 시장은 삼성전기의 향후 이익 성장 가능성에 더 높은 값을 매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프리미엄은 AI 서버용 고용량 MLCC와 FC-BGA가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1분기 매출 3조2091억원, 영업이익 280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사측은 AI 서버용 MLCC와 AI 가속기·서버 CPU용 FC-BGA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추가 재평가가 이어지려면 고부가 MLCC 비중 확대와 FC-BGA 수익성 개선이 실제 마진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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