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한화 퓨처스군 감독은 팀 투수진 ‘뎁스’ 확장의 숨은 주역이다. 한화 투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해 온 그는 1군 코칭스태프와 꾸준히 소통하며 즉시 전력을 키우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박정진, 정우람 퓨처스군 코치와 함께 체계적인 육성에 앞장 서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을 많이 준비해 놓자고 얘기했죠.”
이대진 한화 이글스 퓨처스(2군)군 감독은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서부터 양상문 1군 투수코치와 유독 많은 대화를 나눴다. 2022년부터 한화에 합류한 이 감독은 양 코치가 한화 투수진의 전체적인 구성을 파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움을 제공한 지도자다.
현역 시절 100승을 거둔 이 감독은 KBO리그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 투수 육성 전문가다. 베테랑 지도자 대열에서 또 다른 투수 육성 전문가인 양 코치와 이 감독의 만남은 한화 투수진 ‘뎁스’ 확장에 있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한화 양상문 투수코치(오른쪽)와 한승혁.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퓨처스군에서 이 감독을 보좌하는 양 날개도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40세가 넘은 나이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며 96홀드를 수확했던 박정진 2군 투수코치와 현역 통산 197세이브를 기록한 정우람 불펜코치가 투수진 기량 향상에 팔을 걷고 나섰다.
1~2군 지도자들이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만든 성과는 확실했다. 1군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하게 쌓이면서 한화는 투수 엔트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전반기 동안 선발 5명을 제외하곤, 대부분 불펜 자원 8명만을 가지고 1군 마운드를 운영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매우 빡빡한 불펜 운영이 이뤄질듯 하지만 실상은 반대였다. 투수의 컨디션, 체력 소모에 따라 엔트리 교체를 실시하며 불펜진의 피로도를 최소화했다.
한화 황준서.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1군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을 2군에서도 충분히 확보한 덕분에 실시할 수 있는 운영이었다. 대체 선발과 롱릴리프 등으로 제 몫을 다 한 황준서와 조동욱, 6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0.00을 마크한 김기중 등은 응급 소방수 역할을 100% 이상 소화한 깜짝 조커들이었다.
이 감독은 “양 코치님과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같이 가지 않았나. 그때 코치님께서 2군 자원들을 확실하게 파악하셨고, 우리 코칭스태프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 있는 박정진 코치, 정우람 코치, 박승민 코디네이터 등과 ‘(1군에서) 쓸 수 있는 선수들을 많이 준비해놓자’라고 얘기를 나눴다. 그 선수들을 파악해 가며 어떻게 로테이션을 돌리고, 또 1군 콜업은 어떻게 준비할 지에 대해서도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한화 조동욱(오른쪽).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이 감독과 2군 코칭스태프는 1군에 결코 뒤지지 않게 바쁜 전반기를 보냈지만, 현재의 결과는 1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만든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김경문 감독님과 1군 코치님들이 성적 압박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신 덕분에 지금의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도 신나게 준비를 잘 했다. 또 올라간 선수들이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부분을 잘 준비해줘 부족한 공간을 메울 수 있었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잘 해줘서 스스로 만든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화 김기중.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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