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공개된 스페이스X 투자설명서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절대적인 지배권과 도전적인 보상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공개(IPO)를 위해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머스크는 클래스A 주식 8억4900만 주와 클래스B 주식 56억 주를 보유 중이다. 일반 투자자가 매입하게 될 클래스A 주식은 주당 한 표의 의결권을 갖지만, 머스크가 보유한 클래스B 주식은 주당 10표의 의결권을 부여받는다. 이를 통한 머스크의 의결권 비중은 85.1%에 이른다. 주요 경영진 지분까지 포함하면 머스크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의결권은 86% 이상으로 확대된다. 외부 투자자가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자신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머스크를 해고할 수 없도록 했다. 주주라고 하더라도 법적 청구는 중재를 통해서만 할 수 있고 소송 제기 조건도 제한했다.
상장 이후에도 스페이스X는 일반적인 상장사와 달리 ‘머스크 개인 회사’에 가까운 형태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공개 기업임에도 제도적 견제 장치가 지나치게 약하다”는 우려가 미국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사이에서 제기된다. 대형 연기금은 차등의결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시 연기금과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은 공동 서한을 통해 머스크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올해 1월 스페이스X가 머스크에게 부여하기로 한 클래스B 주식 10억 주의 권리 확정 조건도 공개됐다. ‘1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영구적 화성 식민지 건설’로 비현실적인 수준의 조건이 제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X는 15단계에 걸친 시가총액 목표를 설정했으며, 최종적으로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7조5000억달러(약 1경1298조원) 수준까지 늘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100테라와트(TW) 규모의 우주데이터센터 건설’과 기업가치 6조6000억달러 달성 등을 조건으로 3억210만 주의 추가 보상도 받을 예정이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성과 보상 기준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 “머스크가 스스로 강력한 동기 부여를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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