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타이거즈 홈런왕 도전하는 KIA NO.45 위즈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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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타이거즈’ 홈런왕이 나올 수 있을까. 17일 현재 프로야구 추세를 보면 답은 ‘그렇다’다. KIA의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34)이 20경기 동안 8홈런으로 현재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 디아즈, LG 문보경(이상 5홈런) 등 공동 2위 그룹을 3개차로 따돌리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페이스만 놓고 봤을 때 약 58개 홈런을 칠 수 있는 속도다. 위즈덤이 연일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면서 KIA 선수로선 2009년 김상현(36홈런) 이후 16년 만의 홈런왕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전신 해태 시절까지 포함하면 역대 여섯 번째 타이거즈 홈런왕을 노린다.

2021년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28홈런을 치는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7시즌 동안 88홈런을 친 위즈덤은 거포형 타자로 주목받았다. 다만 시범경기에선 7경기 타율 0.222 1홈런 3타점으로 눈길을 끌진 못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과 함께 장타본능을 드러냈다. 3경기 만에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한 위즈덤은 지난달 28일 한화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홈런 선두로 치고 나섰다. 이달 13일 SSG전에서는 2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위즈덤은 최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정확히 가려내 공략하는 것을 1순위로 두고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요새는 왼쪽으로 당겨치기보단 가운데로 타구를 보내는 연습도 많이 한다”고 소개했다. 홍세완 KIA 타격코치도 “MLB 투수에 비해 한국프로야구 투수는 유인구 비율이 높은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대비했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유인구에 대처하기 위해 스윙궤적을 조금 키우고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훈련을 주로했다”고 설명했다.

위즈덤은 삼성 이재현과 함께 가장 많은 볼넷(17개)을 골라낼 정도로 선구안도 좋은 편이다. 물론 8개의 홈런 중 5개는 2구 이내에 쳐냈을 정도로 기회가 왔을 땐 과감하게 배트를 돌리고 있다.

지난달 한화전에서는 상대 1,2,3선발 폰세, 와이스, 류현진에게 사흘 연속 홈런을 뽑아냈을 정도로 상대 에이스 선수들에게도 강한 모습이다. 앞서 컵스 시절인 2023년 8월 당시 토론토에서 뛰던 류현진에게 2타석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던 위즈덤은 “몸쪽으로 들어오는 커터(컷패스트볼)를 공략했는데 홈런으로 이어져 기뻤다”고 이번 승부를 되돌아봤다. 위즈덤이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던 ‘디펜딩챔피언’ KIA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이달 12일 최하위(10위)까지 떨어졌던 최근 5경기에서 3승 2패를 거두며 7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전 자신의 등번호(45)만큼 홈런을 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경우 KIA도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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