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한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 국면을 지나 반등의 전환점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비 침체에 수출 둔화가 지속하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중심으로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민간 경제 심리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향후 수출 경기와 소비, 건설업 회복 등에 따라 경기의 방향성과 회복 강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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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역성장 탈출을 위한 적극적 경기 활성화 노력 시급’이라는 경제주평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하락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수출 등 모든 주요 수요 부문이 감소세를 기록할 정도로 침체가 심각했다.
하지만 현경연은 2분기 들어 경기가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봤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와 미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원 현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지난 1월이 경기 저점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한국 경제는 경기 하강에서 상승으로의 경기전환점을 모색 중”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경기 동향을 살펴보면 소비 절벽과 건설 투자 불황은 지속하고 있다. 또한 수출 경기 역시 침체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제조업과 건설업,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 추세 역시 장기화하며 경제 관련 지표가 좋지 않다.
그럼에도 국내 설비투자의 핵심인 ICT 투자가 4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세를 기록하며 부진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자본재수입액 증가율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높은 증가세를 지속 중이며 국내기계수주액 증가율도 3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4.5% 증가한 데 이어 4월에도 10.1% 늘어나며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또한 가계가 체감하는 민간 경제 심리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는 5월 63포인트로 4월 52포인트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미래경기판단 CSI는 4월 73포인트에서 5월 91포인트로 크게 높아졌다.
현경연은 향후 한국 경제가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경기와 소비 구매력, 장기화한 건설업 부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수출 경기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침체가 빠르게 진행될 우려가 존재하지만, 향후 한·미 관세 협상이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타결될 경우 수출 침체 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내수의 한 축인 소비의 경우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실제 구매력이 위축되면 극단적인 처방 없이는 소비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봤다. 건설업과 관련해 한경연은 침체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건설투자의 73%에 이르는 건축 부문만 해도 그 선행지표인 허가와 착공 규모가 급감해 있어서다.
이에 따라 한경연은 2분기 한국 경제가 회복 사이클 초기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은 크지만, 부문별로는 활력이 약해 전체 경기 회복 강도는 미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경제가 부문별로 보면 자력으로 회복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외 여건의 향방과 정책의 내수 경기 진작 의지에 따라 경기 방향성과 회복력의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주 실장은 한국 경제가 제대로 경기 회복 국면에 안착하기 위해선 정책적 노력과 대응이 시급하다고 봤다. 경기 침체 탈출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가계와 기업의 경제 심리가 정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건설 경기 활성화 노력을 지속하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신속하게 마무리하는 한편 중국과 경제 협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