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GPT 수익화 속도…전세계 도서관 삼킨 클로드, 추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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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챗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가 9억 명이 넘는다. 압도적인 시장 1위다. 최근 출시한 GPT 5.5의 성능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런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챗GPT의 유료 구독자 비율이 5%에 불과하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95%의 무료 사용자가 챗GPT에 질문할 때마다 오픈AI는 컴퓨팅 비용을 모두 떠안고 있다. 오픈AI가 구독제 중심에서 최근 기업용(B2B) 시장과 챗봇 광고로 전략을 재편하는 이유다.

1위 GPT 수익화 속도…전세계 도서관 삼킨 클로드, 추격 시작

◇ 매출보다 손실이 더 커

오픈AI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43억달러, 영업손실 73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보다 손실이 더 많다.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추론 등 연구개발(R&D)에 67억달러를 투입한 것도 있지만, 서버 임차·운영 등 비용(25억달러)과 직원 보상액(25억달러)도 많이 썼다.

오픈AI는 내부적으로 적자 구조가 2029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성과 기반 수익 공유’ 시스템을 최근 도입했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월 “지식재산권(IP) 기반 라이선스 계약과 성과 기반 가격 책정으로 새롭게 창출된 가치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기업 공략·무료엔 광고 도입

오픈AI는 지난달 16일 신약 개발 AI모델 ‘GPT-로잘린드’를 내놓으며 바이오산업에 진출했다. 이 모델은 문헌 검토, 단백질 서열 분석, 실험 계획 수립 등 신약 개발 업무를 수행한다. 모더나, 암젠, 앨런인스티튜트 등 제약사들은 이미 연구 현장에 도입했다.

금융권에서는 모건스탠리와의 협업으로 자산 관리·투자 분석에서 실효성을 입증했다. 모건스탠리는 GPT-4 모델을 기반으로 한 애스크리서치GPT를 7만 건 넘는 자체 보고서를 검색하고 정보를 요약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오픈AI는 소비자 광고도 확대하고 있다. 비용만 발생시키던 무료 사용자를 매출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오픈AI는 지난 1월 광고 시범 서비스를 도입한 지 두 달 만에 연간반복매출(ARR) 1억달러를 달성했다. 광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3월에는 메타 광고 책임자 데이브 두건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오픈AI 광고 전략은 ‘고의도 문맥 타기팅’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 질문의 의도를 분석해 정확히 부합하는 광고만 노출하는 방식이다. 초기 광고주도 구매 전환 의도가 뚜렷한 브랜드 위주로 꾸렸다. 주방용품 전문 기업 윌리엄스소노마, 소프트웨어기업 어도비, 자동차 브랜드 포드·마쓰다 등이 그 예다. 오픈AI는 올해 광고 매출 25억달러를 거두고 2027년 110억달러, 2028년 250억달러, 2030년 1000억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각 줄인 앤스로픽
웹 대신 수백만권 책으로 학습…정확한 문장 쓰고 모르면 답 안해

앤스로픽은 2024년 초 비밀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시중에 모든 책을 사들이는 게 시작이었다. 수백만 권의 책 구입에 수천만달러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 산 책도 500만 권에 달했다. 앤스로픽은 확보한 책의 표지를 뜯어 스캔한 뒤 전부 PDF 파일로 전환했다. 이를 앤스로픽의 인공지능(AI)인 클로드가 모조리 학습했다. 프로젝트명은 ‘파나마’. 뒤늦게 안 책의 저자들이 앤스로픽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걸어 드러난 사실이다.

◇ 고품질 데이터에 집중

파나마 프로젝트는 앤스로픽이 고품질 데이터 확보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보여준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한 앤스로픽 공동창업자는 “AI모델을 책으로 훈련시키면 저급 인터넷 용어를 모방하는 대신 글을 잘 쓰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품질에 대한 집착은 결과로 이어졌다. 한 개발자는 “사실상 ‘전 세계 도서관’을 통째로 학습한 클로드는 환각이 없고 수려하면서도 적확한 문장을 쓴다”고 했다. 실제 6000개 문항을 풀어 정답에 가점, 오답에 감점을 주는 AA-옴니사이언스 테스트에서 앤스로픽 최신 AI모델 오퍼스 4.7의 점수는 26점으로 구글 제미나이3.1프로(33점)에 뒤졌지만, 오퍼스 4.7은 모르는 문제는 답변을 아예 거부해 0점을 받은 게 반영된 결과였다. 제미나이는 점수는 높았지만, 오답률도 높았다.

지난 1월 개정된 ‘클로드 헌법’에선 “클로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거나 사용자를 적극적으로 속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클로드의 지식이 부족하거나 불확실할 때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앤스로픽은 2023년 5월 업계 최초로 AI 헌법을 제정했다.

◇ 윤리의식에 연구자 몰려

앤스로픽은 AI 윤리에도 집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 재직 당시 안전성을 둘러싼 견해차로 회사를 떠나 2021년 설립한 게 앤스로픽이다. 남매인 다니엘라 아모데이 공동창업자는 오픈AI에서 안전·정책 부문 부사장으로 일했다.

아모데이 CEO는 2023년 “GPT-2와 GPT-3를 개발한 뒤 오픈AI 내부에서는 연산 능력을 계속 투입하면 모델 성능이 향상된다는 믿음과 단순히 모델을 확장하는 것 외에 안전성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상존했다”고 앤스로픽 설립 취지를 밝혔다.

영리기업으로 전환한 오픈AI와 달리 앤스로픽은 공익법인(PBC)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경영은 장기이익신탁(LTBT)을 통해 이뤄진다. LTBT는 지분이 없는 독립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다. 주주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다. 매달 아모데이 CEO 주재로 AI의 미래를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고, 채용 면접에서도 윤리적 딜레마 대응 태도를 비중 있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윤리 원칙은 실리콘밸리 핵심 인재들이 구글과 오픈AI 대신 앤스로픽을 선택하고 잔류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시그널파이어에 따르면 2021~2023년 앤스로픽에 입사한 직원의 2년 뒤 잔류율은 80%로, 오픈AI(67%)보다 높았다. 오픈AI 직원이 앤스로픽으로 옮길 확률은 반대의 경우보다 8.2배 높았다. 디인포메이션이 앤스로픽에 대해 “가장 이념적으로 헌신적인 직원을 보유한 회사”라고 평한 이유다.

◇ 오픈AI 가치 뛰어넘나

앤스로픽과 오픈AI의 기업공개(IPO)는 올해 테크업계의 최대 화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9000억달러(약 1310조원)로 인정받는 마지막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올해 10월 상장이 이뤄지면 기업가치는 1조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오픈AI의 기업가치가 8520억달러로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상장 시 앤스로픽의 가치가 오픈AI를 앞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앤스로픽의 우위를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뚜렷한 수익성과 기업(B2B) 시장 지배력이 꼽힌다. 앤스로픽은 올해 매출이 3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오픈AI(250억달러 예상)를 처음으로 넘는다는 얘기다. 또 앤스로픽의 매출은 80% 이상이 기업 고객에서 나와 오픈AI(40%)에 비해 수익원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부족한 컴퓨팅 자원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앤스로픽이 내년까지 확보할 컴퓨팅 자원은 7~8GW로, 오픈AI가 2030년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30GW의 3분의 1 수준이다. AI 패권이 AI 인프라 확보에 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앤스로픽의 성장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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