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확충 인색한 韓, AI시대 주변국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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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희망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후발국임에도 미·중 바로 뒤를 잇는 AI 신흥 강국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와 함께 데이터센터 등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지 않으면 ‘AI 종속’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조 강국’ 한국은 AI 투자 붐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다. 데이터센터 내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HD현대일렉트릭, LS전선 등의 수주 잔액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AI ‘골드러시’ 상황에서 한국은 금광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아 막대한 수익을 남기고 있는 셈이다.

금광 개발이 끝난 후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황금이 실제로 쏟아지는 시기엔 청바지와 곡괭이 수요가 급감하고 금광(AI 모델)을 소유한 이들이 시장을 지배한다. 현재 국내 대부분은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앤스로픽 클로드를 사용하는 게 현실이다.

중국만 하더라도 일반 이용자들이 실생활에서 자국 AI에이전트 모델을 쓰고 있다. 14억 명이 사용하는 위챗에서 AI에이전트 위안바오(Yuanbao)에 채팅으로 지시해 트립닷컴 앱을 따로 열지 않고도 호텔 예약을 실행하는 식이다.

반격의 기회는 열려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사람중심AI연구소(HAI)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notable)’ AI에 한국 모델이 올해 8개나 올랐다. 2024년만 해도 이 리스트에 국내 모델은 한 개도 없었다. 지난해 LG AI연구원의 엑사원 3.5가 처음 등재된 후 이번에 8개 모델이 선정되며 미국(50개), 중국(30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미·중과는 격차가 크지만 한 개씩인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다른 주요국은 제법 큰 차이로 제쳤다.

하지만 투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의 민간 AI 투자는 17억8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로 글로벌 12위에 그쳤다. 압도적 1위 미국(2859억달러)과 2위 중국(124억달러)을 차치하더라도 영국(59억달러), 프랑스(44억달러), 캐나다(43억달러) 등에도 턱없이 모자란 규모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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