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류업체 아메리칸이글이 부진한 잠정 실적과 함께 올해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철회하면서,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8% 넘게 폭락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아메리칸이글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약 1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고, 동일 매장 매출은 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자사 브랜드인 에어리의 매출도 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메리칸이글은 봄·여름 시즌 재고 손실로 약 7500만달러를 상각 비용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이글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수요 약세와 추운 날씨 탓에 1분기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분기가 진행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재고 처리를 위해 대대적인 할인 판매에 나섰다. 그 결과 1분기에 약 85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구조조정과 관련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영업손실은 약 6800만달러로 추산됐다. 회사 측은 손실 대부분이 높은 할인율에 따른 마진 축소와 봄·여름 재고 상각 비용(7500만달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메리칸이글은 거시적 불확실성 확대와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경영진이 향후 계획을 재검토함에 따라 올해 실적 전망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최근 관세 정책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미국 내 최대 시장에서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진한 실적과 실적 전망 철회 소식에 투자자들의 심리는 즉각 얼어붙었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8% 넘게 하락해 최근 한 달간의 상승분(19.44%)을 거의 반납했다.
제이 쇼텐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은 분명히 실망스러웠다”며 “판매 전략이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했고,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했으며 재고도 급증해 봄·여름 상품에 대해 재고 상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분기에 접어들면서 재고는 잘 조정되고 있고, 제품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메리칸이글은 이달 30일 장 마감 후 최종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