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만원짜리 2분 만에 동났다"…30대 남성들 몰려간 곳 [프라이스&]

2 days ago 4

김경선 이마트24 주류팀 MD가 이마트24 단독 상품인 김창수 위스키 셀레스티얼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김경선 이마트24 주류팀 MD가 이마트24 단독 상품인 김창수 위스키 셀레스티얼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편의점 위스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2022년 위스키 열풍 이후 단순히 유명 브랜드를 찾던 소비가 숙성 연수, 캐스크 종류, 증류소의 역사까지 따지는 ‘취향 소비’로 바뀌고 있다. 하이볼용 1만~2만원대 가성비 위스키가 대중화되는 한편, 희소성과 스토리를 갖춘 프리미엄 위스키는 오픈런을 이끌고 있다.

김경선 이마트24 주류 MD는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맛있는 술을 찾는 것을 넘어 남들이 쉽게 갖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소유하려 한다”며 “위스키 시장은 가격, 품질뿐 아니라 스토리와 경험, 개인의 취향을 얼마나 세밀하게 반영하느냐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의 올해 위스키 매출은 2026년 누계 기준 전년 대비 4.5% 늘었다. 특히 5월부터 행사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매출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소비가 몰리는 시간대는 금요일 오후 퇴근 직후와 주말이다. 주말을 앞두고 ‘나를 위한 보상’으로 위스키를 구매하거나, 집에서 여유롭게 홈술을 즐기려는 수요가 많다는 설명이다.

위스키 매출 30대 남성 비중 '29%'

주요 소비층은 3040 남성이다. 이마트24 위스키 매출에서 30대 남성 비중은 29.0%로 가장 높았다. 40대 남성도 17.8%를 차지했다. 20대 남성 비중도 14.7%로 꾸준히 늘고 있다. 과거 위스키가 중장년층의 술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20~40대가 자신의 취향을 탐색하는 주류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마트24가 단독으로 선보인 ‘김창수 위스키 셀레스티얼 시리즈’는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상품이다. 1탄인 ‘달(Eclipse)’ 에디션은 단 하나의 캐스크에서 생산된 싱글 캐스크 위스키로 전체 물량이 296병에 불과했다. 판매가는 23만5000원으로 프리미엄 가격대였지만, 지난 23일 이마트24 앱 ‘보틀오더’ 판매 시작 2분도 되지 않아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김 MD는 “김창수 위스키를 선택한 이유는 희소성과 스토리 때문”이라며 “국내 위스키가 단순히 해외 위스키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기후와 풍토 안에서 독자적인 풍미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소비자 관심과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위스키 가격 흐름은 양극화되고 있다. 하이볼 문화가 확산되면서 1만~2만원대 가성비 위스키 수요가 꾸준하다. 3만~5만원대 제품은 입문용이나 홈술용으로 많이 팔린다. 반면 한정 생산된 싱글 캐스크나 특별한 스토리를 담은 프리미엄 위스키는 10만원대 이상 가격에도 소장 가치가 있으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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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컵, 탄산수, 레몬즙 등 함께 구매

함께 팔리는 상품도 달라졌다. 위스키를 구매하면서 얼음컵, 탄산수, 레몬즙 등을 함께 사는 고객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스트레이트나 온더록스 방식으로 즐기는 소비가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집이나 캠핑장에서 직접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SNS도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마트24가 단독 출시한 ‘앱솔루트 저그 칵테일키트’는 저그 통에 보드카, 탄산수, 얼음, 에이드, 젤리 등을 직접 넣어 섞어 마시는 상품이다. 만드는 재미와 시각적 요소가 SNS 인증샷으로 확산되며 완판됐고, 2탄도 연이어 완판됐다. 이마트24는 후속 상품인 3탄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김 MD는 위스키 입문자에게는 1만원 초반대 ‘블랙 앤 화이트’를 추천했다. 검은색·흰색 강아지 캐릭터 때문에 ‘흑구백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상품으로, 하이볼용으로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는 설명이다. 프리미엄 입문용으로는 ‘발베니 12년 더블우드’를 꼽았다. 버번 캐스크와 셰리 캐스크를 거친 부드럽고 균형 잡힌 풍미로 싱글몰트 위스키의 매력을 경험하기 좋은 상품이라는 평가다.

김 MD는 “위스키는 어려운 술이 아니다”며 “일단 한 번 맛을 들이면 종류와 역사에 깊이 빠져들면서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어 생생노트'는 유통 현장의 최전선에서 상품을 고르는 바이어(MD)의 시선으로 소비 트렌드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e커머스 등에서 실제로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지, 앞으로 어떤 제품이 시장을 바꿀지를 현장감 있게 짚어냅니다. 숫자로 드러나는 매출 흐름뿐 아니라 상품 기획 과정과 진열 전략, 소비자 반응까지 함께 들여다봅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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