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선발' 김혜성이 화답했다, '내야안타→폭풍도루→극적 볼넷'... 커쇼 3000K+프리먼 끝내기 겹경사 [LAD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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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AFPBBNews=뉴스1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혜성(26·LA 다저스)이 왜 자신이 선발로 나서야 하는지를 증명해냈다. 빠른 발과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팀의 극적인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김혜성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이틀 연속 선발 출전한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369에서 0.368(87타수 32안타)로 소폭 하락했지만 출루율은 0.409에서 0.415로 올랐다. 장타율은 0.517로 유지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32가 됐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윌 스미스(포수)-프레디 프리먼(1루수)-앤디 파헤스(우익수)-맥스 먼시(3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토미 에드먼(중견수)-김혜성(2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김혜성은 전날 유격수로 에드먼과 키스톤을 이뤘으나 이날은 2루수로서 베츠와 호흡을 맞췄다.


김혜성.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2회말 2사 1루에 첫 타석에 나선 김혜성은 선발로 나선 좌완 브랜튼 아이서트가 아닌 바뀐 투수 션 버크를 상대했다. 오프너로 등판한 아이서트는 1회를 마친 뒤 2회부터 버크에게 공을 넘겼다.

김혜성은 2구 몸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타구는 중견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5회말 1사에서 타석에 나선 김혜성은 션 버크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1구는 볼로 시작됐으나 2구 슬라이더가 존을 통과했고 3,4구 빠른 공을 파울로 걷어냈다. 5구 빠지는 볼을 하나 지켜본 김혜성은 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시속 86.7마일(139.5㎞) 체인지업을 결대로 밀어쳤다. 3루수 비니 카프라가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김혜성은 빠른 발로 1루에 안착했다.

오타니에게 기회를 연결한 김혜성은 나아가 2루를 향해 빠르게 뛰었다. 결과는 세이프. 빅리그 8번째 도루. 마이너리그에서 13개의 도루를 포함해 단 한 번도 잡히지 실패가 없는 만점짜리 발야구를 이날도 이어갔다. 오타니와 베츠가 연이어 범타로 물러나 득점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7회엔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다시 한 번 버크와 승부를 벌였다. 1구 볼, 2,3구 스트라이크, 4구 볼을 모두 그대로 지켜본 김혜성은 5구 시속 85.1마일(136.9㎞) 높은 슬라이더에 강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는 시속 98.6마일(158.7㎞)로 뻗어나갔지만 중견수 브룩스 볼드윈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타구의 속도와 발사각까지 모두 이상적인 배럴 타구였으나 코스가 아쉬웠다.

팀이 2-4로 뒤진 마지막 공격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9회말 선두 타자 콘포토가 우전 안타, 에드먼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김혜성도 서두르지 않았다. 신인 그랜트 테일러의 제구가 흔들렸고 김혜성 또한 방망이 한 번 휘두르지 않고 1루로 걸어나가며 멀티출루를 장식했다.

프레디 프리먼(오른쪽). /AFPBBNews=뉴스1

오타니가 2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날렸고 김혜성이 2루에서 아웃됐지만 오타니는 빠른 발로 1루에 안착했다. 그 사이 3루 주자는 홈을 파고 들었다. 3-4 한 점 차에 1사 1,3루 기회가 이어졌다. 베츠의 동점 희생플라이와 프리먼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5-4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다저스 선발 클레이튼 커쇼(37)에게 맞춰져 있었다. 2008년 데뷔해 다저스에서만 뛴 커쇼는 통산 440경기에서 2781⅓이닝을 던지며 216승(94패), ERA 2.51을 기록한 커쇼는 통산 탈삼진 2997개로 만원관중을 이룬 다저스타디움에서 3000탈삼진 달성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3000탈삼진에 대한 생각 때문일까. 이날의 투구는 다소 아쉬웠다. 1회초 1사에서 오스틴 슬레이터에게 3루타를 맞고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시작한 커쇼는 윌 스미스의 동점 홈런에 힘입어 다시 2회 마운드에 올랐다. 삼자범퇴로 간단히 이닝을 마쳤으나 탈삼진은 추가하지 못했다.

파헤스의 역전 솔로포 이후 3회초 등판한 커쇼는 체이스 메이드로스에게 우전 안타, 슬레이터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다.

부담을 털어낸 것일까. 실점 직후 첫 탈삼진이 나왔다. 미겔 바르가스를 상대로 3구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2개의 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한건 아쉬웠다.

4회를 탈삼진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낸 커쇼는 5회초 2사에서 안타를 맞은 뒤 레닌 소사를 상대로 2999번째 탈삼진을 완성했다. 2개의 탈삼진 모두 커쇼의 주무기인 커브로 기록했다.

3일 화이트삭스전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는 커쇼. /AFPBBNews=뉴스1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1사에서 마이클 A. 테일러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벤치의 교체를 고민하는 듯 했으나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3루를 훔치려는 테일러를 스미스가 강력한 송구로 잡아내며 주자를 지웠고 커쇼는 부담을 덜어낸 뒤 카프라를 상대해 3000번째 탈삼진을 달성했다.

1구 낮은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커쇼는 볼카운트 1-1에서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한 커쇼는 4구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시속 85.3마일(137.3㎞) 백도어 슬라이더로 6이닝을 마무리하며 완벽한 엔딩을 장식했다.

MLB 역사상 20번째 대기록에 이름을 올린 커쇼는 놀란 라이언(5714개)의 뒤를 이어 랜디 존슨(4875개), 로저 클레멘스(4672개), 스티브 칼턴(4136개)가 4000개를 넘어섰고 현역 중에선 저스틴 벌랜더(샌프란시스코·3471개)와 맥스 슈어저(토론토·3419개)만이 기록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MLB 역대 한 팀에서만 3000탈삼진을 달성한 3번째 투수이자 다저스 원클럽맨으로는 최초다.

커쇼의 3000번째 탈삼진이 나오자 벤치에서 지켜보던 로버츠 감독은 주먹을 움켜쥐었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길에 마중을 나온 동료들과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함께 했다. 다저스타디움 전광판엔 커쇼의 3000탈삼진을 알리는 문구가 비춰졌고 홈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커쇼도 모자를 벗고 관중들과 인사를 나눴다.

3연승을 달린 다저스는 55승 32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켰다.

3000탈삼진을 달성한 커쇼.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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