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87개 기관 중 최고등급 없어
사망 발생 10곳은 기관장 경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년 연속 낮은 경영 평가를 받아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에 올랐다. 지난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10개 공공기관 수장에게도 일괄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정부가 전국 87개 공공기관의 실적을 점검한 결과, 낙제 수준 평가를 받은 기관만 13곳에 달했다. 최고 등급을 받은 기관은 올해도 없었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 공기업 32곳과 준정부기관 55곳 등 총 87곳에 대해 재무 실적·생산성 등 기관 운영 효율성과 사회적 책임 등 공공성 등 실적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등급은 총 6단계로 나뉘며 탁월(S),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 미흡(E) 순이다. 올해도 S등급을 받은 기관은 없었다. 2021년 이후 3년째다.
A등급에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공사 등 5개 공기업이 포함됐다. B등급은 28곳, C등급은 31곳이었다. D등급은 대한석탄공사, SR 등 9곳이었으며 E등급은 한국관광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4곳이었다.
이종국 SR 사장은 D등급을 받은 후 국토교통부에 사의를 표했다. 이 사장은 2021년 말 취임한 후 지난해 말 임기가 종료됐지만 후임 사장이 임명되지 않아 직을 맡아왔다.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HUG는 사장 해임 건의 대상이 됐다. 곽채기 공기업평가단장은 "주택 보증 사업 수행에 있어 보증 사고 예방성과 관련 지표 득점률이 33.95%에 불과하다"며 "기관이 전략적으로 위험 관리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전략적 리스크 대응에 실패한 약점이 올해도 D등급을 벗어나지 못한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중대재해 사고가 일어난 공공기관에 대해선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작년 사망 사고가 발생한 12개 기관 중 현재 기관장이 재임 중인 10곳이다. 장정진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조치 수위가 낮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경영 컨설팅과 이행 점검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는 성과급 지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C등급 이상을 받은 기관에만 성과급이 지급되며 D등급 이하 기관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기업은 등급에 따라 기관장은 최대 100%, 직원은 최대 250%까지, 준정부기관은 기관장이 최대 60%, 직원은 최대 100%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류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