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표류 'KDDX' 재입찰…HD현대·한화오션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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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표류한 7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들어간다. 이번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하면 국내 특수선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되고, 해외 함정 수출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년 표류 'KDDX' 재입찰…HD현대·한화오션 격돌

26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입찰을 28일 오전 10시 마감한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대상으로 지명 경쟁입찰을 추진했지만, HD현대중공업이 참여를 포기하면서 한 차례 유찰됐다. 이번 2차 입찰에서도 HD현대중공업이 불참하면 한화오션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따낼 수 있어 두 회사 모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KDDX 사업은 국내 기술로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국산 다기능 레이더(MFR), 함대공 미사일, 통합 전투 체계 등을 적용한 6000t급 차세대 방공 구축함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입찰 대상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규모는 8821억원으로, 후속함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가 7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을 따내는 업체가 후속함 건조도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군과 방사청은 2010년대 초반부터 KDDX 사업을 시작해 개념·기본설계를 2023년 마무리했으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만 남겨뒀다. 당초 기본설계 경쟁입찰에서 사업을 따낸 HD현대중공업이 후속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의계약으로 가져가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한화오션이 2010년대 중반 HD현대중공업 직원이 KDDX 관련 기밀을 유출해 처벌받은 사실을 들어 이의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방사청은 지난해 말 지명 경쟁입찰로 바꿨다.

두 회사의 경쟁은 단순한 수주전을 넘어 국내 함정산업 주도권을 갖기 위한 성격도 띠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오랜 기간 한국 해군 구축함과 호위함을 건조하며 수상함 분야에서 강점을 쌓아왔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등 수중함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수주 실적을 기반으로 해외 군함 입찰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수는 법적 분쟁이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공개하지 말라”며 방사청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금지 관련 가처분 항고심을 진행 중이다. 1심에서는 기각됐지만 항고심 결과에 따라 사업 구조와 기술 분담 방식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사청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협상을 거쳐 7월 전후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지만, 법원 판단과 입찰 결과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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