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채권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6313억원어치 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 3월 3조9000억원을 웃돌던 채권 순매수액이 4월과 5월에 각각 2조583억원, 2조5235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이달엔 1조원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장기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이날 국고채 30년 만기 금리는 연 2.73%에 마감했다. 한 달여 전인 5월 초(연 2.47%) 대비 0.25%포인트 뛰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4일엔 연 2.78%로 치솟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금리가 현재 2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선반영한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앞으로 추경 논의 과정에서 규모가 더 커지면 장기 금리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정기획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한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은 4일 “새로운 추경은 20조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0조~40조원까지 불어났던 2차 추경 언급 규모가 20조원 내외 수준으로 줄었다”며 “앞으로 논의 과정과 국고채 발행 비중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추경의 윤곽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내수 부양을 위해 속도감 있는 추경을 편성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 전인 2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그 정도 규모(35조원) 이상의 추경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채권 가격이 급락한 현시점에서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채권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