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나스닥을 표방하며 출범한 코스닥 시장. 최근 개장 30주년을 맞았는데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습니다. 1996년 7월1일 1000에서 출발한 지수는 30년이 지난 현재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얼마 전엔 85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1만선을 바라보는 코스피지수와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코스닥 시가총액이 전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대에 불과합니다. 이제 ETF 시장에도 밀리는 처지가 됐는데요. 코스닥 정말 답이 없는 것일까요? 이번 주 주린이 ABC에서 코스닥 시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한번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0년 역사 코스닥, 대체 어땠는가?
1996년 7월 출범한 코스닥 시장은 지난 30년 동안 파란만장했습니다. 당시 1000에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IT(정보기술) 벤처 붐을 타고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2000년 3월엔 사상 최고치인 2925.5까지 올라가며 시장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죠.
JTBC 인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나왔던 희대의 종목 뉴데이터 테크놀로지의 실제 모델이었던 새롬기술도 코스닥 대표 종목 중 하나였습니다. 새롬기술은 상장한 지 1년도 채 안 돼 주가가 1000% 넘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거품이 붕괴하자 수많은 기업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고 지수도 1년 만에 600~700선까지 하락했습니다. 하락은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조금 올라가나 싶더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245.06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을 큰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지수는 점차 회복했고 올 상반기 1200선을 웃돌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하락해 현재 900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걸 고려했을 때 30년이란 긴 시계열로 봐서는 사실 거의 움직인 게 없을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코스닥 시장을 이끄는 주도산업은 끊임없이 바뀌었습니다. 1996년 출범 당시 코스닥 시가총액 1위는 현대중공업이었습니다. 현재는 HD현대조선해양이라는 이름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있죠. 2000년대에는 네이버(과거 NHN)가 국내 IT 혁신 기업이자 코스닥 대장주로 자리했었고, 2010년대엔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이 시장을 주름잡았습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에코프로를 필두로 한 이차전지 업체들이 시총 상위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는 AI(인공지능)와 관련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상위 그룹에 포진돼 있습니다.
주도주 교체는 새로운 산업의 태동을 의미합니다. 상위 시총 산업들이 발 빠르게 변한 만큼 코스닥은 국내 주식시장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인식됐습니다. 다만 문제도 있었습니다. 코스닥에서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후 코스피로 빠르게 떠났다는 것이죠.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엘앤에프 등은 일찍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고, 현재 코스닥 시총 1위인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도 코스피 이전 상장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우량 기업, 발 빠르게 코스피로 떠난다
기업들의 발 빠른 이전 상장이 코스닥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코스닥 시장 내 부실기업이 점점 쌓여간다는 것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중 제대로 돈을 버는 기업들은 반도 안 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코스닥 상장사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450여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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