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무료급식 ‘밥퍼’, 외국인 자원봉사자 잇단 방문 …‘K-나눔의 성지’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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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50개국 봉사자 참여 …다일공동체의 나눔 정신 국내외서 확산

서울 청량리에 위치한 ‘밥퍼나눔운동본부’가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의 잇단 방문 속에 ‘K-나눔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1988년부터 노숙인과 독거 어르신 등을 위한 무료 급식 활동을 펼쳐온 이 단체는 현재 국내를 넘어 해외 11개국 22개 분원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밥퍼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50여 개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밥퍼의 자원봉사에 참여했으며, 최근 2~3년 사이에는 외국인 여행객, 유학생, 국제학교 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단순한 방문을 넘어 ‘봉사와 기부’를 함께 실천하는 이들의 참여가 이어지며, 밥퍼는 한국을 대표하는 나눔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홍콩, 오스트리아, 미국 등지에서 온 대학생들이 한국 방문 중 밥퍼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여행사 ‘플래닛 주민센터’를 통해 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이 여행사의 아시아·유럽 지역 매니저가 직접 밥퍼를 찾아 봉사에 참여하고 쌀 5포대를 기부하기도 했다.

국제학교의 단체 방문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홍콩 ECF Saint Too Canaan College 소속 학생 38명과 교사 4명 등 총 44명이 밥퍼에서 봉사활동을 펼쳤고, 미국 텍사스대학교 교환학생 25명은 밥을 나르고 식판을 정리하며 현장의 나눔을 함께했다. 또, 홍콩 성시화대학교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34명이 참여해 봉사를 진행하고 100만 원을 기부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외국인 봉사자들의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 출신의 정치 난민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스타니 형제님’(44)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밥퍼를 찾아 봉사에 나서고 있으며, 영국에서 온 자원봉사자 폴라(62)는 벌써 5주째 꾸준히 현장을 지키고 있다. 밥퍼 측은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의 진심 어린 섬김이 지역 어르신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며, “서로의 언어는 달라도 나눔을 통한 교감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밥퍼나눔운동본부는 현재 동대문구청과의 행정소송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비영리 급식시설 운영에 대한 법적 갈등 속에서, 밥퍼는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항소심 첫 변론기일은 오는 15일 오후 3시, 서울고등법원 제1별관 31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해당 소송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상으로 법률지원을 맡고 있다.

밥퍼 설립자인 최일도 목사는 “37년간 청량리를 지키며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해온 밥퍼가 이번 항소심에서도 승소해, 지역사회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나눔의 상징으로 그 사명을 이어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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