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건설사 입찰 담합, 공정위 '봐주기' 논란에…의무고발요청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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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31 17:30 수정2026.03.31 17:30 지면A3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 권한은 공정성 논란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 축소됐다. 불공정행위 위반에 대한 형사 고발 권한을 공정위가 독점하다 보니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제재조치가 나올 때마다 전속고발권 폐지 주장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전속고발권과 관련해 사회적 파장이 컸던 대표적인 사건은 ‘4대강 살리기’ 사업 담합 비리 의혹이다. 4대강 사업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입찰 담합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한 공정위는 2012년 8개 건설사에 과징금 1115억원을 부과했다. 나머지 8개 업체엔 시정명령, 3개 업체엔 경고 조치를 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등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공정위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4대강 복원 국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가 담합에 참여한 건설사와 공정위를 한꺼번에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14년 도입된 제도가 의무고발요청권이다. 감사원장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달청장 등이 요청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였다. 이전까지 검찰총장이 고발을 요청할 수 있는 고발요청권 제도가 있었지만, 고발이 의무는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공정위는 가격·입찰 등 ‘경성담합’에 한해 전속고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제시한 전속고발제 폐지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검찰의 무차별적 수사권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에는 전속고발권 폐지를 주장했지만, 집권 이후에는 의무고발요청권 제도를 보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정거래법 전문가들은 전속고발권 폐지 흐름에는 찬성하면서도 검찰 개혁 시점과 맞물려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과정에서 법조문이 서로 충돌하거나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필 것을 법제처에 지시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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