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부처 “관련 제도 아직 논의 단계”
8만명 참여에도 1인당 전환액 2만원
한국은행이 예금토큰 상용화를 위한 후속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는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고 실제 이용 규모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참가자를 50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상용화에 앞서 이용자 수요와 제도적 기반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프로젝트 한강’ 2단계를 통해 “디지털화폐 시스템 정식 도입 및 예금토큰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참가자를 50만명 규모로 확대하고 개인 간 송금(P2P), 자동충전 기능, 대형 가맹점 확대 등을 포함한 후속 실거래를 추진할 예정이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예금토큰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제도가 확립되지 않은 환경”이라며 “제도화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상용화 추진을 언급하는 한국은행과 달리 주무부처는 아직 제도 설계 단계라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상용화 필요성을 뒷받침할 만한 이용 실적 역시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1차 실거래 파일럿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6월 진행된 실험에는 8만1000명이 참여했지만 예금에서 예금토큰으로 전환된 금액은 16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참가자 1인당 평균 전환액은 약 2만원 수준이었다. 거래 건수는 11만4880건으로 집계됐다. 참가자 규모에 비해 실제 전환 규모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해당 실험이 이용 규모 확대보다 기술 검증에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결과보고서에서 전자지갑 수나 전환 금액은 프로젝트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기술 검증과 상용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기술 구현 가능성이 확인됐더라도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할 유인이 있는지, 기존 간편결제나 계좌이체와 비교해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 실험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상용화를 논의하려면 이용자 수요와 사업성, 법적 근거가 먼저 검증돼야 한다”며 “현재는 제도 정비와 시장 검증보다 인프라 구축이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 규모와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자 확대와 서비스 확장부터 추진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접근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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