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폭 확대 … 금융권은 주담대 한도 축소
전세난 속 국평 84㎡는 부담
눈높이 낮춘 실수요 소형 몰려
서울 59㎡ 10억 이상 '뉴 노멀'
외곽 성북·구로·관악도 상승세
매수자들 "잔금 당겨야하나…"
내집마련 계산 꼬이며 발동동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제한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수를 준비하던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국민평형' 전용면적 84㎡는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고 여겨졌던 전용 59㎡ 소형 아파트마저 10억원 이상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집값은 내려오지 않는데 은행 대출 문부터 좁아지자 실수요자들은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해 서두르는 분위기다.
◆ 시중은행 한도축소 이어질 듯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 외 주요 은행의 대면·비대면 창구에서 주담대 오픈런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6억원 한도로 자금 계획을 세웠던 수요자들이 한도 축소 전에 대출 신청을 마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 외 일부 은행에서 주담대 축소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대출 관리에 나선 것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은행들이 금융당국과 약속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예년보다 낮은 반면 신용대출과 부동산 대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달 들어 8일까지 영업일 기준 가계대출 일평균 증가액은 1659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에는 가계대출이 하루 평균 888억원 감소하는 등 1분기에는 관리가 가능했지만, 2분기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주요 은행 상당수가 목표치를 넘겨 내년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금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연말에 가서 '대출 셧다운'이라는 강수를 둬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축소해놓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추가 규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었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당국은 "이달 말 가계대출 관련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투기적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과 전세대출보증비율 축소 방안 등이 거론된다.
대출 규제의 파장은 서울 아파트 가격 흐름과 맞물려 더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 59㎡ 아파트 1835건 중 963건이 10억원 이상에 손바뀜했다. 전체 거래의 52.5%다. 지난 1월 38.7%였던 비중이 넉 달 만에 절반을 넘어섰다.
◆ 비강남도 59㎡ 과반이 10억 이상
가격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서울 전용 59㎡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지난 1월 10억1299만원에서 5월 12억1404만원으로 약 2억원 올랐다. 전용 84㎡ 매수를 포기하고 59㎡로 눈높이를 낮춘 실수요자에게도 소형 아파트가 더 이상 만만한 대안이 아니게 된 셈이다.
10억원 돌파 흐름은 강남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용 59㎡ 거래 중 10억원 이상 비중이 절반을 넘긴 자치구는 지난 1월 11곳에서 5월 15곳으로 늘었다. 관악구는 1월 13%에 그쳤던 10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5월 58.5%로 뛰었다. 동대문구도 같은 기간 30.3%에서 57.1%로 상승했다. 실제 관악구 봉천동 두산아파트 전용 59㎡는 연초 9억2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12억원 넘는 가격에 손바뀜했다. 송파구 거여동 거여5단지도 1월 10억3000만원에 거래된 뒤 5월에는 13억2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강남권과 주요 인기 지역에서는 소형 아파트의 15억원 이상 거래도 흔해졌다. 지난 5월 서초구 전용 59㎡ 거래의 96.8%가 15억원 이상이었다. 강남구는 93.5%, 용산구는 80%, 성동구는 78.2%가 15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소형 아파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격 기준선이 높아진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세난과 대출 규제 속에 전용 84㎡ 매수를 포기한 실수요자들이 전용 59㎡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59㎡가 1~2인 가구뿐 아니라 3인 이상 가구의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중소형 인기 단지의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소형 아파트 가격 기준선이 이미 10억원대로 올라선 상황에서 대출 여건까지 나빠진다는 점이다. 10억원 아파트를 살 때 주담대를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면 필요한 현금은 4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대출 한도가 3억원으로 묶이면 현금 조달 부담은 7억원까지 커진다. 같은 10억원 아파트라도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진입 장벽은 완전히 달라진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59㎡에 대한 선호는 수요자들이 입지를 포기하지 않고 평형을 포기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다운사이징을 통한 하향 매수 현상"이라며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제한하면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 입지를 내리거나 평형을 낮춰 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당국 "사내대출은 규제 어려워"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집값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사내대출에 대해서는 직접 규제가 어렵다고 보고 기업들에 자율 관리를 요청했다. 신 사무처장은 "과도한 사내대출이 주택시장 불안정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며 "1순위 근저당권 설정, 원리금 분할상환, 다주택자 취급 제한, 고가 주택 제한, 주택 면적 제한 등 기업들의 자율 관리 노력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 실수요자는 입지를 지키기 위해 평형을 낮추고, 평형을 낮춰도 다시 가격과 대출 장벽에 막히는 이중 부담에 놓이게 됐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목표치 관리를 위해 대출 문을 좁히는 가운데 집값 상승세까지 이어지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계산은 한층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박재영 기자 / 박소은 기자 / 공준호 기자 / 김예찬 기자]

![[포토] 건설의 날 …"스마트·AI 기술로 혁신"](https://pimg.mk.co.kr/news/cms/202607/10/20260710_01110125000005_L00.jpg)





![[속보] 北, 韓·EU성명에 “체제존중 위장 내던져…韓 적대 원칙 불변”](https://pimg.mk.co.kr/news/cms/202606/13/news-p.v1.20260613.89255ddca2b0487c98e7f979e85a8a39_R.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