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조 초대형 합병' 되돌린 워너브러더스…반등 신호? 몰락 서막?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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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0 17:31 수정2025.07.10 17:31

'59조 초대형 합병' 되돌린 워너브러더스…반등 신호? 몰락 서막? [글로벌 종목탐구]

3년 전,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영화·TV·스트리밍을 아우르는 거대 기업이 탄생했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는 430억달러(약 59조원) 규모의 합병 계약을 마무리하고, 신설 법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를 공식 출범시켰다. 그러나 커진 몸집을 이겨내지 못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결국 분할을 선택하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업가치 상승 여부는 분할 이후 자본 재편 방식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스트리밍·케이블 분리넷플릭스와 맞붙는다

지난달 9일 WBD 발표에 따르면 분사되는 스트리밍&스튜디오 회사는 영화 저작권과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부문을 포함하게 된다. 함께 분사되는 글로벌 네트워크 회사는 뉴스채널 CNN을 비롯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등 전통 TV 방송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분사 작업은 2026년 중반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며,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은 같은 해까지 잉여현금흐름(FCF)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 WBD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자슬라브는 스트리밍&스튜디오 회사를 직접 이끌 예정이다. 그는 "두 개의 구별되고 최적화된 회사로 운영함으로써 각 브랜드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전략적 집중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미디어 대기업 컴캐스트 역시 지난해 케이블TV 부문을 스트리밍·테마파크 등 다른 사업과 분리하는 구조 개편에 착수한 바 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워너브러더스의 이번 사업 구조 개편은 넷플릭스 등 미디어 기업과의 치열한 스트리밍 경쟁 속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HBO와 워너브러더스 제작 스튜디오 등을 포함한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은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등 기술기업들과의 경쟁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재편된다.

반면 케이블TV 사업은 온라인 스트리밍으로의 소비자 이탈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CNN과 디스커버리를 포함한 WBD의 전통 방송 네트워크 사업은 전체 약 370억달러에 이르는 그룹 부채의 대부분을 떠안고 있으며, 시청자 수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수백만 명의 미국 가구가 넷플릭스,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으로 이동하며 케이블TV를 해지한 영향이다.

"기업가치 향방은 아직 미지수"

시장의 초기 반응은 차가웠다. WBD 주가는 이날 분사 소식에 장중 한때 13% 급등했지만, 결국 2.95% 하락 마감했다. 단순한 지배구조 개편만으로는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 개편이 향후 자본 재편 경로-추가 투자 유치나 인수합병(M&A) 등-에 따라 기업가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WBD는 두 개의 독립 법인으로의 분할을 공식화했지만, 기업가치 상승 여부는 발표 자체보다는 이후 자본 재편 방식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구조는 컴캐스트의 케이블 부문 분사 사례처럼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를 나눈 구도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기존 단일 지주회사 구조에서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과 글로벌 네트워크 부문으로 분할되면서, 각 사업 부문에 대한 전략적 집중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스트리밍&스튜디오는 HBO 맥스, DC 콘텐츠, 영화 IP 등 고성장 자산을 중심으로 구성된 반면, 글로벌 네트워크는 CNN, 케이블TV, 스포츠 채널 등 안정적이지만 쇠퇴하는 전통 자산을 포함하고 있다.

'59조 초대형 합병' 되돌린 워너브러더스…반등 신호? 몰락 서막? [글로벌 종목탐구]

두 회사는 향후 다른 미디어·테크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또는 M&A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을 여지도 있다. WBD가 최근 사업 분할을 완료한 컴캐스트와의 합병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컴캐스트가 케이블TV 사업을 분리해 '버샌트'라는 신설 회사를 출범시킨 만큼, WBD 역시 컴캐스트와의 합병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제프 블로다르작 피보탈리서치그룹 애널리스트는 "케이블 네트워크 부문의 전망은 대체로 암울하다"며 "WBD의 네트워크 사업은 컴캐스트의 새 케이블 회사와 잘 어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은 컴캐스트의 피콕과 같은 업체와 합병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59조 초대형 합병' 되돌린 워너브러더스…반등 신호? 몰락 서막? [글로벌 종목탐구]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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