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조원에 달하는 연기금투자풀을 운용할 주관사 선정 경쟁이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투자증권 3파전으로 치러진다. 자산운용사에만 허락되던 연기금투자풀 운용의 문이 이번에 증권사에 처음 열린 만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8일 관계 부처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이 주관하는 연기금투자풀 주관 운용사 입찰에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투자증권 등 세 곳이 참가했다. 투자풀 운영을 위탁하는 기획재정부와 조달청은 입찰 참가 회사의 공·사모 펀드 운용 규모, 재무 안정성 등을 평가 지표로 삼아 심사한다. 다음달 29일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주관사 두 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연기금투자풀이란 공공기관과 연기금의 여유 자금을 민간 주관 운용사가 통합 운용하는 제도다. 2001년 한국 최초의 자금위탁운용(OCIO) 모델로 도입된 이후 예탁 규모가 2002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62조1000억원으로 30배 이상 늘었다.
지난 24년간 연기금투자풀은 자산운용사만 운용할 수 있어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세 곳이 과점해왔다. 하지만 올초 기재부가 투자풀 개편 방안을 통해 사모집합투자업 면허를 보유한 증권사도 주관사를 맡을 수 있게 허용하면서 업권을 넘나드는 경쟁이 벌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일찌감치 내년 입찰을 위해 서류 제출을 마감했다. 여기에 KB투자증권도 이달 참가 자격인 사모집합투자업 면허 등록을 완료하고 입찰 서류를 냈다. 유력한 경쟁자이던 NH투자증권은 이날까지 금융위원회로부터 사모집합투자업 등록 통보를 받지 못해 사실상 입찰전에서 제외됐다.
정부 관계자는 “증권사도 주택도시기금 등 개별 기금을 운용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노하우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업권에 관계없이 상위 2곳을 주관사로 뽑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정민/최석철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