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의 빅테크 상위 7종목(M7) 매매 패턴이 엇갈리고 있다. 테슬라와 애플,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전통 빅테크는 순매도세가 이어진 반면, 엔비디아·메타·마이크로소프트는 순매수로 돌아서며 AI 성과 기대가 투자자 심리를 갈랐다.
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지난달 한 달 만에 테슬라 6억5680만달러(9000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작년 동기 대비 소폭 순매수(360억원)에서 불과 1년 만에 대규모 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테슬라 실적 부진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친 것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는 애플도 '팔자'에 나섰다. 순매도 규모는 약 2억2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순매도액(-1억4400만달러)과 비교해 1.5배 매도 폭이 커진 것이다. 아이폰 판매 둔화와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이 맞물리며 매도세가 이어졌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역시 약 1억 달러 순매도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900만 달러에서 소폭 늘어난 규모다. 서학개미들은 전통적인 빅테크 주식 전반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반대로 AI 성과가 가시화된 종목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엔비디아는 1억7600만 달러 순매수로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7800만 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역전된 것이다.
메타도 2000만 달러 순매수를 나타냈다. 전년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4000만 달러 순매수를 기록하며 같은 흐름을 보였다.
메타와 MS는 광고·클라우드 분야에서 AI 매출 기여도가 빠르게 확인되며 순매수 전환을 이끌었지만, 테슬라와 애플은 전기차·스마트폰 등 본업 위험이 투자자 판단을 지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테슬라는 자율주행이나 AI 부문에서도 다른 IT 기업과 뚜렷한 차별화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투자심리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관세·외교 정책과 트럼프 행정부 규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 훼손이 제한적인 기업을 선별하려는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며 “스타일별 대응보다는 실적 개선 여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IT·커뮤니케이션을 최선호, 산업재·유틸리티를 차선호 업종으로 유지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