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7000피 시대’에 안착했지만, 상승 온기는 일부 업종과 종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전기전자·증권 등 주도 업종은 지수 수익률을 크게 웃돈 반면, 오락·문화와 제약, 전기·가스 등은 연초 대비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지수는 뜨거웠지만 시장 전체가 고르게 오른 전면 강세장은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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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챗GPT 생성 이미지) |
10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95포인트(0.11%) 오른 7498.00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연초 이후로는 77.92% 뛰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세와 대형주 주도 장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세부 업종별 성과를 보면 격차는 뚜렷했다.
올해 코스피 상승을 이끈 대표 주자는 건설, 전기전자, 증권이었다. 코스피 건설 지수는 연초 대비 130.80% 오르며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원전 수주 확대 기대와 중동 재건 사업 가능성,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 등이 맞물리며 건설주 재평가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기전자 지수도 129.51% 상승하며 코스피 강세의 축으로 자리했다. AI 투자 경쟁이 확대되면서 전기전자 업종 내 삼성전자(123.94%)·SK하이닉스(158.99%) 등 반도체 대형주가 강세를 보였고, 전력기기와 전선 등 AI 인프라 관련주로도 온기가 확산된 점이 지수 전반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2차전지주가 반등한 점도 전기전자 업종 수익률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 지수 역시 120.31% 오르며 시장 평균을 크게 앞질렀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지수 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자본시장 활성화 기대가 증권주 전반의 재평가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제조 업종은 93.71%, 기계·장비 업종은 78.13%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과 비슷하거나 웃도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지수 고공행진 속에서 소외된 곳도 적지 않았다. 오락·문화 지수는 연초 대비 20.65%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엔터테인먼트주의 약세와 카지노주의 실적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약 지수도 6.37% 내렸고, 전기·가스 지수는 4.52% 하락했다. 종이·목재 지수 역시 2.47% 빠지며 약세권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격차는 올해 코스피 강세가 일부 주도주 중심으로 압축됐음을 보여준다. 코스피가 연초 대비 80% 가까이 급등했지만, 개별 종목 단위로 보면 지수 수익률을 웃돈 종목은 전체 947개 중 94개(9.9%)에 그쳤다. 반대로 853개(90.1%) 종목은 코스피 성과에 미치지 못했다. 7000피 시대의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증권가에선 현재 장세를 반도체 중심의 압축 상승장으로 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신고가 장세는 AI라는 새로운 시대 흐름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재평가되는 과정”이라며 “이익 추정치가 확실하게 꺾일 논리나 경기침체를 포함한 명백한 대외 악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뒤처졌던 업종이 향후 순환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만큼 기존 주도주에는 차익실현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코스피가 단기 등락을 거치며 매물을 소화하고 과열을 식힐 경우, 상승 폭이 작거나 연초 이후 하락한 업종으로 투자자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월초 급등 이후 코스피가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급등세가 진정되고 순환매 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 16일 저점 이후에도 미디어·교육, 호텔·레저,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업종은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고 있는데, 이 중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호텔·레저 업종은 실적 대비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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