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피 시대도 가시권”…세계 8위 오른 코스피 ‘기대 반 우려반’

6 days ago 5
증권 > 기업정보

“7000피 시대도 가시권”…세계 8위 오른 코스피 ‘기대 반 우려반’

입력 : 2026.05.03 09:05

반도체 랠리 타고 코스피 연일 최고가
韓증시 시총 4조달러 돌파…英 제쳐
고유가·빚투 과열은 상승세 변수

30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육천피(코스피 6000)’를 넘어 ‘칠천피(코스피 7000)’ 고지를 목전에 뒀다. 올해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반도체 훈풍이 전력기기, 배터리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물론,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긴장감과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실물 경제 둔화, 신고가 부근의 과열 경계감 등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선 ‘추가 상승’과 ‘조정’이라는 두 가지 시선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수십년간 이른바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라는 말이 따라다닐 정도로 변동성이 크고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특히, 코스피 5000돌파는 대통령 후보마다 내세웠던 단골 공약이었다. 이에 증권가에선 실현 불가능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왜냐하면, 코스피 1000선에서 2000선까지는 18년 4개월(1989년 3월 31일∼2007년 7월 25일), 2000선에서 3000선까지는 13년 5개월(2007년 7월 25일∼2021년 1월 7일), 3000선에서 4000선까지는 4년 9개월(2021년 1월 7일∼2025년 10월 27일)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실현 불가능해 보였던 코스피 7000선이 이제는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왔다. 코스피 지수는 4000선에서 5000선(2025년 10월 27일 ~ 2026년 1월 27일)까지 3개월이 걸렸다. 또 5000선에서 6000선(올해 1월 27일 ~ 2월 25일)까지는 한 달 남짓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승률은 75.9%에 이르고, 올해 들어 57.6% 상승해 주요국 중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45% 이상 증가해 4조400억달러(약 5956조9800억원)로 영국보다 많아져 전 세계 8위에 올랐다. 2024년 말 영국 증시 규모가 한국의 두 배였던 것이 2년도 안 돼 뒤바뀐 것이다.

이번 상승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 관련 반도체 기업이 주도했다. 시가총액 1, 2위이자 반도체 투톱인 두 기업은 800개 이상의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43%, 국내 증시 전체의 약 38%를 차지한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는 미국(약 75조달러)이다. 뒤를 이어 중국·일본·홍콩·인도·캐나다·대만·한국·영국·프랑스 순이다. 특히 인도(5위)부터 한국(8위)까지 모두 시가총액이 4조달러대에 몰려 있어 한국 증시가 5위로 도약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스위스 제네바 소재 자산운용사 롬바르드 오디에의 패트릭 켈렌버거 전략가는 “한국과 대만 주식이 유럽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 궤적을 그리는 배경에는 AI의 잠재력, 글로벌 방위비 지출,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같은 요인들이 있다”며 “유럽은 혁신을 상업화하고 규모를 키우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다. 코스피가 7000선을 바라보며 연일 고점을 새롭게 쓰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투의 지표로 보는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8일 기준 35조6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지난달 23일 역대 처음 35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다시 고점을 높였다. 이에 증권사들은 다시 신용 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국내·외 증권가 전망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증권가에선 중동발 전쟁 이슈 보다 기업 실적에 더욱 주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증권과 KB증권은 7500선을 제시했고, 하나증권은 7870선을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부장은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과 지수 레벨업이 가능하다”며 “선행PER이 8배일 때 코스피 지수는 7100선, 9배일 때는 7900선에 달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7500으로 보고 있다”며 “단기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국면은 감안해야 하겠지만, 실적에 근거한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따라 코스피 사상 최고치 행진은 반복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글로벌 IB(투자은행)들도 반도체 중심의 이익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줄줄이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최고 8500까지 올려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골드만삭스도 반도체와 산업재 전반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올렸다.

반면, 코스피 지수가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하반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 회귀 가능성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전쟁 기간 소외된 미국 시장이 다시 주목받으며 국내 지수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상승도 부담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은 곧바로 미국 내 가솔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면서 “특히, 정유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항공유(제트유) 생산을 확대하고, 가솔린 생산은 축소하는 흐름도 나타나 구조적인 공급제액까지 동반한다. 이는 단순 유가 상승을 넘어 체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유가 급등은 단기적으로는 인플에이션 재자극과 금리 상승 압력으로 중기적으로는 소비 미 기업 투자 둔화를 통해 글로벌 경기, 특히 신흥국 수요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이에 유가 상승이 일시적 지정학적 이벤트에 그칠지, 구조적 상승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