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첫날밤 스냅 촬영 원하고 예산은 800만원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 여성 사진작가들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의 허니문 스냅 촬영 의뢰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30일 웨딩 스냅 작가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한참 고민하게 만든 문의 하나가 있었다"며 한 의뢰인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의뢰인은 제주도에서의 신혼여행을 배경으로 '첫날밤 스냅 촬영'을 원한다며, 예산으로 800만원을 제시했다.
이에 A씨가 "첫날 하루 촬영 예산이 80만원이라는 말씀이신가요?"라고 묻자 의뢰인은 "우리가 허니문 베이비 계획하고 있어서 스냅으로 담아두고 싶다"고 답했다.
A씨가 "제가 해본 작업이 아니라 어렵겠다"며 정중히 거절했지만 의뢰인은 "비용은 조율 가능하다. 촬영 한 번 해주실 수 없냐?"며 거듭 설득했다. A씨가 다른 작가를 소개해주겠다고 하자, 고객은 "아내가 여자 작가님을 원한다"고 했다.
이에 A씨는 "믿을만한 의뢰인지 판단이 안 돼 아내분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아내 연락처를 요청했지만 의뢰인은 '아내 연락처는 왜 묻느냐'며 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A씨는 "촬영 안 되겠다 싶어 차단했다. 별 희한한 문의를 다 받아본다"고 토로했다.
이후 댓글에는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여성 사진작가들의 증언이 줄을 이었다.
한 작가는 "저도 '허니문 스냅 촬영'이라는 제목으로 예산 1000만원을 제시한 문의를 받았다"며 메시지를 공개했다. 또 다른 작가는 "이 사람, 여기저기 똑같은 메시지 보내고 다닌다. 내가 아는 작가님도 똑같은 내용 받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둘이 올누드 촬영을 하고 싶은데 같이 동행해줄 수 있냐고 했다가 여자친구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니 도망갔다"는 사례까지 공유되며 단순한 허니문 촬영 의뢰를 가장한 범죄 의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여성 작가를 골라 성범죄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 "100% 범죄 목적이다", "아내와 합의조차 안 된 거 같다" 는 반응을 보이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