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대기업 직원들이 억대 성과급을 받는 사이, 영세 사업자들은 법원과 경매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정부 지원으로 간신히 버텼던 제조업체와 자영업자들이 고금리·고물가·내수 침체의 삼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이후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오던 영세 사업자들이 최근 도산 절차를 위해 법원을 찾는 일이 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공장(제조업소 포함) 경매 진행 건수는 121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937건)보다 29%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120건)와 비교해도 8% 증가한 수치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내수 침체가 경매 건수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고, 높은 금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낙찰률도 20% 초반대로 저조해 경매로 나와도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의 도산 신청도 급증하는 추세다. 법원통계월보를 보면 지난 4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4101건으로, 2021년 12월(4170건)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4월 누적 개인파산 신청은 1만4535건으로 작년(1만343건)보다 11.4%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2021년(1만6956건) 이후 최고치다.
법조계에서는 코로나19 당시 시행된 각종 금융지원의 후유증이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저금리 대출 등으로 채무 문제가 수면 아래 가려져 있었지만 지원 종료 이후 상환 부담이 한꺼번에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도산 증가가 단순히 개인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세업체가 무너지면 납품업체와 거래처, 금융회사까지 연쇄 충격을 받게 돼 결국 내수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한 영세 자영업자는 “코스피는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대기업과 자산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을지 몰라도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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