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없었다. A조 3위에 머문 홍명보호가 끝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각 조 3위 간 경쟁에서도 10위로 밀려난 한국은 최종 34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안고 대회를 마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대회 조별리그 마지막 날 경기 결과를 끝으로 조 3위 팀 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32강 진출 마지노선인 8위 밖으로 밀려나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지난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전(0-1 패)을 끝으로 조별리그 A조 일정을 1승2패(승점 3·골득실 -1) 3위로 마친 한국은 다른 조 3위 팀의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당초 한국의 32강행 확률은 꽤 높게 예상됐다. A조 일정이 끝난 시점에 한국은 각 조 3위 팀 중 4위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남은 9개의 경우의 수 중 3개만 성립돼도 32강 진출이 가능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남아공전 패배 직후에도 한국의 32강행 확률을 94%로 예측했다.
그러나 독일이 에콰도르에 1-2로 패하는 등 다른 경기에서 이변이 속출하며 경우의 수가 하나씩 지워졌고, 한국의 진출 확률 역시 곤두박질쳤다. 조별리그 마지막 날엔 가나가 크로아티아를 꺾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고, 이어진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에 1-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한국의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3경기에서 2패를 안고도 토너먼트 진출에 희망을 걸었던 것은 끝내 헛된 욕심으로 남게 됐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건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손흥민(LA), 김민재(뮌헨), 이강인(파리) 등 역대 최고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던 한국은 2010년 남아공(16강), 2022년 카타르(16강)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원정 토너먼트 진출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통산 9번째다.
성적표를 뜯어보면 이번 대회가 72년 월드컵 도전사 중 역대 최악이다. 한국은 이날 조별리그 종료와 함께 최종 34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32개국 체제이던 과거 대회 기준으로는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한 것과 다름없는 처참한 결과다.
남아공전 직후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혹시 모를 가능성을 위해 훈련을 이어온 대표팀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별도의 귀국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 2002년 한일 대회 이후 원정으로 치른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공항 행사 없이 귀국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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