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發 전력수요 급증…ESS에 힘주는 K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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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에 위기이자 기회 요인으로 통한다.

한국 기업은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장에서 CATL 등 중국 회사 기술력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고가 삼원계 배터리 중심인 한국 업체는 매년 중국 LFP 배터리 회사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한국 배터리 3사 가운데 저가형 LFP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회사는 아직 없다.

AI 데이터센터發 전력수요 급증…ESS에 힘주는 K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분야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붐으로 LFP 배터리를 단 ESS 수요가 늘었는데, 이를 제조할 수 있는 회사가 미국엔 없어서다. 중국 역시 LFP 배터리 기반 ESS를 잘 만들지만 무역 전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없다.

한국 배터리 기업 입장에선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으로 암울했던 미국 배터리 시장에 한 줄기 빛으로 여겨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진한 전기차 배터리 제조를 줄이고 ESS 생산 설비를 확대해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비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건설한 미국 내 공장은 속속 ESS용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2월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에서 캐나다의 배터리 생산 공장 넥스트스타에너지 지분 전량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넥스트스타에너지는 2022년 두 회사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겨냥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스텔란티스가 손을 떼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 전량을 가져왔다. 이렇게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 마련한 ESS 생산 거점은 다섯 곳에 달한다. 중국 업체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삼성SDI도 테슬라와 수조원대 ESS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SK온도 ESS 공급 계약을 늘리고 있다. 미국 플랫아이언에너지와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조지아 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바꿨다.

ESS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매출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넘어설 전망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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