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내세운 비전이다.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주제로 이 자리에서 그룹사의 역량을 모두 결집한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일상 속 사람을 돕는 인간 중심의 AI 로보틱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은 ‘제조업에 강한 기업’이라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경쟁 방식이 빠르게 바뀌면서 글로벌 제조업도 거대한 산업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면서도 “우리는 물리적(피지컬)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현대차는 CES 2026 행사를 전후해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전환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경영자를 잇따라 만나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특히 엔비디아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에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설립도 추진하는 등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현대차그룹은 또 완성차를 제조하며 쌓은 노하우와 공급망을 피지컬 AI 기술에 적용하기 위해 그룹 전체 계열사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제조 인프라와 공정 제어, 생산 데이터를 담당하고, 현대모비스는 액추에이터(로봇의 작동 부위에 필수적인 부품) 개발을,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및 공급망 최적화를 담당하는 식이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전환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그룹 내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비롯해 로보틱스랩에서 제작한 차륜(바퀴)형 모빌리티 로봇 ‘모베드’는 CES 2026 행사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렇게 만든 로봇과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전환을 경쟁사보다 선제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더 빠른 업데이트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전 세계 공장에서 쌓인 지식과 노하우도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가 그리는 청사진이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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