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AI 활용해 감쪽같이 속여
②20대 미만 청소년들 타겟
③정부기관 사칭 범죄 급증
④암호화폐 투자 사기 기승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인터넷 범죄 관련 리포트를 최근 발간한 가운데 AI(인공지능)을 활용한 사기 범죄가 늘어나는 가운데, 청소년이 주 범죄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FBI 산하 인터넷범죄신고센터는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AI 관련 사기 범죄 신고가 2만200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피해액은 약 8억9300만달러(1조3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FBI가 AI 관련 범죄 통계를 별도로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클 마흐팅거 FBI 사이버국 부국장은 “AI를 활용하면 사기성 메시지나 이메일을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것처럼 만들 수 있다”며 “숙련된 사람들조차 속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범죄자들도 AI 활용 방식을 실험하며 진화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제이크 브라운 시카고대 산하 사이버정책연구소 소장은 “범죄자들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AI 활용법을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창의적이고 위험한 범죄가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접수된 신고 가운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범죄 신고는 3만1000건을 넘어섰다. 이는 2024년 대비 74%나 증가한 것이다. 2015년과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이다.
사이버보안 컨설팅업체 NCC 그룹의 애드 클루로 부국장은 “젊은 세대는 평생을 온라인 환경에서 살아왔다”며 “디지털 환경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세대만큼 쉽게 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기범들은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사이버 리스크 기업 Resilience의 저드슨 드레슬러 위험관리센터장은 “범죄자들은 청소년들의 계정을 이용해 부모 등 다른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AI 기술 발전과 함께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범죄도 늘고 있다. 지난해 FBI에 접수된 정부기관 사칭 사기 신고는 3만2000건을 넘어섰다. 전년(약 1만7000건)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드레슬러 센터장은 “과거엔 국세청 직원을 사칭해 상품권을 요구하는 등 어설픈 전화가 대부분이었다”며 “이젠 사기범들의 행태가 훨씬 정교하고 무시하기 어려운 형태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가짜 전화는 실제 정부기관 번호로 표시되고, 이메일엔 공식 로고와 문구가 사용된다. 더 나아가 AI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공직자의 음성이나 영상까지 위조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법무법인 마이어 윌슨 워닝의 코트니 워닝 변호사는 93세 의뢰인이 정부기관 사칭 사기로 150만 달러(약 22억5000만원)를 잃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범인들은 FBI 요원을 사칭해 “범죄자들이 자산을 노리고 있다”고 피해자를 위협한 뒤 예금을 모두 인출해 암호화폐 ATM에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해당 자금을 인출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워닝 변호사는 “고령층의 경우 고립돼 주변에 상의할 사람이 적은 경우가 많다”며 “사기범들이 이들의 신뢰를 얻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 사기는 지난해 미국에서의 인터넷 범죄 중에서도 가장 많은 금전적 피해를 초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액은 72억 달러로 전년(58억 달러) 대비 약 24%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워닝 변호사는 “통상 재무설계사들은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한 자문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 기회를 찾는 도중에 사기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FBI는 2024년부터 ‘오퍼레이션 레벨업(Operation Level Up)’이란 프로젝트를 가동해 암호화폐 투자 사기 피해자를 식별하고 경고하고 있다. 사기범들이 운영하는 가짜 투자 사이트와 플랫폼을 미리 FBI 사이버 분과가 정밀 추적해 피해자가 돈을 입금하기 전 긴급 경보를 보내는 범죄 예방 프로그램이다. 2025년 기준 FBI는 8103명의 피해자에게 사기 의심을 전달했고, 이를 통해 약 5억1100만달러 규모의 추가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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