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리뷰
인공지능·스마트폰·SNS가
미디어 본질 위협하는 시대
패션 정수 지키는 분투 그려
'Magazine'(잡지)의 어원은 아랍어 'makhzan'이다. 창고나 저장소를 뜻하는 이 아랍어는 영어로 변형되면서 '지식의 창고와 정보의 보고'로서의 잡지를 일컫는 말로 쓰였다. 히지만 정보 저장보다는 검색이, 깊이보다 속도가 우선시되는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시대. 그 역할은 여전히 유효할까.
개봉 당시 총 3억2650만달러(약 4800억원)의 글로벌 흥행 수익을 남긴 전작에 이어 20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기술 문명에 의해 흔들리는 세계 최고 패션 잡지 '런웨이'를 그린다.
2006년 '런웨이'에서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리프)의 비서로 일하던 앤디(앤 해서웨이)는 20년 만에 다시 회사에 고용된다. 미란다가 편집장 자리를 지켜온 런웨이에 다시 돌아온 그의 직함은 기획 에디터. 세계 최고의 패션 잡지가 갖는 영향력과 브랜드 헤리티지는 무너져 있었다. 노동 착취 논란이 있던 패션 브랜드를 띄워주는 기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판받으며 패션 아이콘인 미란다는 퇴물 취급을 받는 등 조리돌림을 당한다. 광고주들은 이를 약점으로 무료 광고와 특집 기획 지면을 받아낸다.
앤디는 진정성 있는 사과문과 기사로 업계에서 호응을 얻지만, 미란다에게 수익과 직결된 PV(페이지 뷰)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받는다.
영화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넘어 AI가 타격한 미디어 업계의 현실을 정면으로 비춘다. 전편이 도제식 교육을 받는 사회초년생이 좌충우돌하며 업에 깃든 진정성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후속편은 런웨이가 패션 지식과 정보의 보고 역할을 사수하려는 '분투기'에 가깝다. 패션의 본질과 정수를 지키려는 런웨이 관계자들의 노력을 지켜보다 보면, AI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산업 판도가 급변하는 가운데서도 각자가 지켜내야 할 가치가 무엇일지 질문하게 된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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