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추론 핵심’ 메모리 전성시대… “2030년 이후까지 공급난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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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반년새 2∼5배 올라
수요 맞추려면 年12% 생산 늘려야
제조사 증산규모는 年7.5% 불과
“삼성-SK, 3∼5배 생산 확대 필요”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1.09 [용인=뉴시스]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1.09 [용인=뉴시스]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의 축이 대규모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며 ‘추론’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례 없던 ‘메모리 전성시대’가 도래하며 D램, 낸드플래시(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들의 가격이 일제히 수직 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부족 현상이 2030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 반도체 시장조사기업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 제품의 평균 가격이 28.8달러로, 지난해 말(5.7달러)의 5배 수준을 웃돌고 있다. PC용 D램 범용 제품 역시 지난달 평균 가격이 21달러로 지난해 말(9.3달러) 대비 2.3배 수준으로 뛰었다.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반년 만에 2∼5배까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낸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며 반년 만에 낸드가 D램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D램이 AI가 당장 일을 할 때 데이터를 잠시 얹어 두는 ‘임시 작업대’ 역할을 한다면, 낸드는 외부 지식들을 잊어버리지 않게 저장하는 ‘데이터 창고’ 역할을 한다. AI 경쟁이 방대한 데이터에서 답을 찾아내는 ‘추론’ 중심으로 옮겨오면서 외부 지식을 쌓아 놓는 낸드의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것.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앞으로는 낸드를 여러 층으로 쌓아올린 ‘HBF(High Bandwidth Flash)’ 메모리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메모리 가격 급증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의 91%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차지하고 있다. 낸드 역시 올해 1분기(1∼3월) 기준 3사가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즉, 글로벌 메모리 공급량이 반도체 3사의 공급 역량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용인 및 광주 반도체 팹(fab) 건설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며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론 역시 일본, 미국 등에 반도체 공장을 확대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메모리 시장이 너무 빠르게 커지고 있어 3사의 공급 확대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메모리의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2027년까지 연간 12%의 생산 능력 확장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제조사들의 계획에 따르면 증산 규모는 연간 7.5% 수준에 그친다. 올해 대규모 투자를 추가적으로 밝히긴 했지만, 수년 후에나 완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동안은 이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10년 이상은 메모리 쇼티지가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10년간 최소 3∼5배까지 생산 물량을 확대해야 중국 기업에 밀리지 않고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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