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블 멀티로컬리티
전 세계적으로 팬덤을 구축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허름한 국밥집, 한의원 같은 한국의 일상 속 공간들이 전 세계 ‘한류’ 팬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이처럼 특정 장소에 대한 감정적인 유대가 지리적 경계를 넘어 전이되는 현상, 이른바 ‘포터블 멀티로컬리티(Portable Multilocality)’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이 글로벌 대중문화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한국이라는 장소에 대한 감각을 세계 곳곳에 재현하려는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디어에서 한국의 쌈이나 치맥 문화, 화장 문화를 따라 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에 가지 않고도 한국을 경험하고 싶다’는 새로운 욕망이 비즈니스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헤게모닉 코피티션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한국과 같은 제3국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오늘날 미중 관계는 단순한 적대적 대립보다 경쟁과 협력이 병존하는 복합적 양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양국은 무역, 기술, 안보 등 다방면에서 경쟁 구도에 접어들었지만 동시에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과 테러 세력 억제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은 경쟁 영역에서는 진영을 확실히 정하더라도 협력 영역에서는 양국과 모두 활발히 교류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이른파 헤게모닉 코피티션(패권 협력 경쟁) 관점을 취해야 한다. 글로벌 기술 표준과 분쟁 조정 등 경쟁 규칙을 제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미국과는 첨단기술과 안보, 중국과는 환경과 인프라 등 비군사 영역에서 협력하는 균형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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