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에이엠씨랩 최고경영자(CEO)보안은 왜 늘 무겁고 복잡해야만 할까. 이 질문은 단순한 불편함의 토로가 아니라 현재 보안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많은 기업들이 보안을 강화할수록 오히려 운영이 어려워지는 역설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업의 정보기술(IT) 환경은 클라우드 전환, 서비스 실시간화, 24시간 무중단 운영을 기본으로 하며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보안 체계는 여전히 과거의 관습에 머물러 있다. 새로운 위협이 등장할 때마다 솔루션을 추가하는 '덧붙이기식' 접근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수십 개의 보안 제품이 서로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대기업 기준으로 60~70개 이상의 솔루션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례도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 복잡성이 단순한 관리 부담을 넘어, 실제 보안 수준을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운영자는 수많은 경고와 이벤트 속에서 중요한 신호를 놓치기 쉽고, 각기 다른 시스템 간 정책 충돌이나 설정 오류는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취약점을 생성한다. 여기에 보안 전문 인력 부족이라는 현실이 겹치면서, 많은 기업들이 '운영 가능한 수준의 보안'과 '이상적인 보안' 사이에서 타협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강화된 규제 환경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반복적인 침해 사고에 대해 기업 매출의 일정 비율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도는 보안을 단순한 IT 이슈가 아닌 경영 리스크로 끌어올렸다. 이제 보안 실패는 비용 증가를 넘어 기업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업은 더 많은 솔루션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이는 다시 복잡성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대형 침해 사고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횡적 이동' 문제다. 초기 침투 이후 내부 시스템 간 이동을 통해 피해가 확산되는 이 과정은 기존 경계 중심 보안으로는 효과적으로 막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고도화된 솔루션이 등장했지만, 상당수는 높은 성능 자원과 복잡한 설정을 요구한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고가용성 환경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금융, 통신, 제조 등에서 운영되는 핵심 시스템은 단 몇 초의 지연도 허용되지 않는데,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시스템 성능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보안은 반드시 무거워야 하는가. 복잡해야만 강력한 것인가. 최근의 기술적 흐름은 이 전제를 부정한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핵심 위협을 통제하고, 운영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는 접근이다. 이른바 '경량화된 보안'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여러 시도 중 하나가 에이엠씨랩의 '허니비(HoneyBee)'와 같은 접근이다. 이 솔루션은 초경량 에이전트 구조를 통해 시스템 부하를 최소화하면서도, 내부 행위 가시성과 통제에 초점을 맞춘다. 주목할 부분은 기능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실제 운영 환경에서 얼마나 빠르게 적용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느냐다. 짧은 기술검증(PoC) 기간이나 간결한 설정 구조는 단순한 편의를 넘어, 복잡성을 제거하려는 설계 철학의 산물이다.
결국 보안의 본질은 '얼마나 많이 쌓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 통제하느냐'에 있다. 장비의 규모나 기능의 숫자가 보안의 척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얼마나 명확하게 위험을 식별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복잡성을 줄이고, 운영 가능성을 높이며, 시스템과 충돌하지 않는 방향이 미래 보안의 지향점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변화는 자동화다. 보안 이벤트에 대해 사람이 일일이 판단하고 대응하는 방식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정책 기반 자동 대응과 실시간 가시성 확보는 운영자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대응 속도를 높인다. 이는 단순한 효율 개선이 아니라, 인력 부족 시대에 지속 가능한 보안 체계를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무겁고 복잡한 보안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묻기 시작했다. “이 보안은 실제로 운영 가능한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기술은 더 이상 선택받기 어렵다.
김동일 에이엠씨랩 대표 dikim@amclab.io

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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