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경제단체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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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단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만난 재계 고위 관계자는 경제단체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존재 이유 증명'을 거론했다. 과거 정부와 기업을 잇는 가교이자, 재계 스피커 역할을 한 경제단체가 최근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대기업이 자체 싱크탱크 조직을 대규모로 운영하면서 경제단체 정보력 우위가 사라졌다. 정부와 대기업 간 직접 소통 채널이 늘면서 중간 가교 입지도 좁아졌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복잡다단해지면서 업종·규모별 회원사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재계 전체를 아우르는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워졌다. 정경유착과 같은 옛 과오도 경제단체를 바라보는 부정적 이미지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방식 답습은 경제단체 도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를 넘어 산업 전환에 대응하는 정책 플랫폼으로 체질 개선을 도모해야 하는 시점이다.

개별 기업이 독자 대응하기 어려운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공동 전선을 구성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산업계는 인공지능(AI) 확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시스템 수립, 공급망 다변화 등 복잡한 난제를 마주하고 있다. AI 전환이나 자국 우선주의 통상 규제 등은 글로벌 기업도 해답을 찾기 어려운 영역이다.

경제단체가 이같은 변화 흐름을 선제적으로 간파하고, 회원사가 대응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차세대 성장 동력을 제시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정책 비전을 제안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 민관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정책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시대가 바뀌면 생존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경제단체가 급변하는 산업·통상 환경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정책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미래 가치를 만드는 동반자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경제단체 혁신이 빨라져야 하는 이유다.

전자모빌리티부 이호길 기자전자모빌리티부 이호길 기자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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