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제재에도 연임 추진…거래소 CEO 책임 공백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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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송혜영 기자)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송혜영 기자)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와 각종 사고를 겪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대표 인선에서는 오히려 현 체제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빗썸은 FIU의 일부 영업정지 6개월, 과태료 368억원, 대표이사 문책경고 처분에도 대표 연임 절차를 밟고 있고, 코빗도 FIU 제재 이후 대표 3연임을 택했다. AML(자금세탁방지) 규제는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됐지만, 대표 개인의 책임과 거취를 직접 제약하는 지배구조 장치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재원 대표와 황승욱 사내이사 중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주총 안건에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기존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빗썸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확정한 이후에,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사회가 따로 열린다”고 말했다.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현 대표 체제 유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문제는 빗썸이 연임 절차를 밟는 시점이다. FIU는 지난 16일 빗썸에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일부 영업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하고, 대표에게는 문책경고를 내렸다. 당국은 빗썸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금지, 고객확인, 거래제한, 자료보존 의무 등을 대규모로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최근 비트코인(BTC) 오지급 사고까지 겹치면서 금감원 검사와 추가 제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대표 연임 절차는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코빗도 사정은 비슷하다. FIU는 지난해 말 코빗의 AML 의무 위반에 대해 기관경고와 과태료 27억3000만원을 부과했고, 대표에게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후 코빗은 오 대표 3연임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 갱신과 대외 신뢰 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고 등 사안이 마무리가 안 됐는데 교체를 하기 보다는 연속성있게 가져가서 마무리를 잘 하겠다는 방향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재와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대표 교체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는 배경에는 금융회사와 다른 제도 구조가 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특금법에 따라 AML 의무와 대표자·임원 신고 규제를 받지만, 금융회사처럼 문책경고 등 신분제재가 곧바로 임원 자격 제한이나 연임 제한으로 이어지는 별도 지배구조 체계는 아직 미비하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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