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실험실에서 키운 K-딥테크”… 학생창업기업 코스닥 상장 넘어 세계 무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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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질환 진단·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뉴로핏㈜는 올 7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뉴로핏은 2016년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빈준길 대표가 같은 학과 박사과정 재학생 김동현 대표와 함께 창업한 기업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뇌 질환 진단-치료 가이드-치료’ 전주기 솔루션과 치료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뉴로핏은 국내 뇌 영상분석 AI 분야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발판 삼아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뇌 질환 진단·치료 AI 전문기업 뉴로핏의 연구자가 뇌신경 퇴화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GIST 제공

뇌 질환 진단·치료 AI 전문기업 뉴로핏의 연구자가 뇌신경 퇴화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GIST 제공

GIST 학생들이 창업한 기업들이 AI, 바이오, 첨단 센서,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K-딥테크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GIST의 창업 친화적인 캠퍼스 조성과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뉴로핏의 빈준길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학생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실현 가능성을 탐색하는 ‘지스트 스프린트 포 스타트업’ 프로그램과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창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 빈 대표는 2015년 제2회 과학기술특성화대학 공동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미국 워싱턴에서 해외 연수 기회를 얻었고 연수 과정에서 투자 유치 활동을 진행해 창업 직후 초기 자본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학위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개발한 ‘차세대 뉴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법인 설립 이후 학교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상용화했다. 빈 대표는 “학교의 배려로 학위 연구와 제품 개발을 동시에 이어갈 수 있었고 기술 이전을 계기로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스오에스랩은 GIST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정지성 대표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2016년 창업한 기업으로, 지난해 6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소형·고정밀 라이다(LiDAR) 센서를 개발하며 자율주행차·스마트시티 핵심 부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에스오에스랩은 최근 43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자율주행 및 로봇에 탑재될 고성능 반도체 칩 ‘SPAD(Single Photon Avalanche Diode)’의 팹리스(자체 생산 시설 없이 설계에만 집중) 사업과 로봇용 라이다 양산에 나서고 있다. 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 라이다 센서 부문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무인 비행선 기반 성층권 통신 플랫폼을 개발하는 항공우주 스타트업 ‘이카루스’는 GIST 기계로봇공학과 석사 졸업생 이종원 대표가 2024년 설립했다. 이카루스는 10년 이상 장기 체공이 가능한 무인 비행선을 성층권에 띄워 전 세계를 연결하는 항공 통신망을 구축해 기존 위성이나 지상 기지국 대비 10분의 1 수준의 저비용으로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선도 기업 ‘앤시스’와 협업하고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초경량·초강도 소재를 적용한 비행선을 공동 개발하는 등 차세대 항공우주 통신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주항공 스타트업 이카루스가 GIST 캠퍼스에서 연구 성과를 시연하고 있다. GIST 제공

우주항공 스타트업 이카루스가 GIST 캠퍼스에서 연구 성과를 시연하고 있다. GIST 제공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GIST의 체계적 지원이 있었다. GIST 과학기술혁신사업단(GTI)은 △한국형 아이코어(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연구 성과 기반 창업지원 프로그램) △예비 창업자 육성 △이노폴리스캠퍼스(과기정통부 주관 대학 기반 청년 창업지원 프로그램) △창업 맞춤형 사업화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과 연구자의 창업을 적극 지원해 왔다.GTI 산하 창업진흥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 혁신 분야 창업 프로그램인 ‘글로벌 기업협업 프로그램’을 비롯해 민간 투자사와 정부가 공동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팁스(TIPS) 운영사 네트워크를 통한 투자 연계, 국내 주요 투자 컨소시엄 30여 곳과의 협력을 통해 자금 유치와 초기 성장을 돕고 있다.

권인찬 GTI 단장은 “학생 창업기업의 성과는 학생 창업도 기술 혁신과 산업 성장으로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창업지원과 투자 연계로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학생 창업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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