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출기도 美 '제조업 르네상스'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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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사출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사출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활로를 찾은 결과다. 유럽 업체보다 낮은 가격, 중국 업체보다 높은 품질을 앞세운 ‘틈새시장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결과 국내 양대 사출기 업체인 우진플라임과 LS엠트론은 영업이익을 2~3배까지 끌어올렸다.

K-사출기도 美 '제조업 르네상스' 수혜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진플라임의 영업이익은 2024년 14억원에서 지난해 29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LS엠트론도 사출기가 포함된 기계 부문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165억원에서 415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사출기는 플라스틱을 녹여 금형에 넣고 원하는 형태로 찍어내는 설비다. 자동차 부품부터 화장품 용기까지 다양한 제품 생산에 활용된다.

사출기 업체의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꼽을 수 있다. 한국 제품은 유럽 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중국 제품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빠른 납기와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사후서비스(A/S)도 K-사출기의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박우원 우진플라임 부사장은 “공급 일정을 적기에 맞출 수 있고 24시간 서비스가 가능한 업체는 한국 기업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이 가속화하면서 미국 내 공장 신·증설이 늘어난 것도 생산설비인 사출기 수요가 급증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2009년 미국 법인을 설립하며 일찌감치 시장 개척에 나선 LS엠트론은 지난해 북미 시장 점유율 10%를 기록했다. 전년(5.8%)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LS엠트론은 현재 수주 상황을 감안할 때 북미 시장 점유율이 올해 1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북미 리쇼어링에 따른 수요 증가 영향이 크다”며 “현지 법인에 인재를 영입하고, 북미 최대 플라스틱 전시회인 NPE에서 가장 큰 부스를 운영하는 등 현지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진플라임은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의 사출기 해외 매출은 2024년 477억원에서 지난해 608억원으로 27% 늘었다. 같은 기간 내수 매출은 13% 감소했다. 우진플라임 미국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024년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박 부사장은 “동남아 중심이던 매출 구조가 유럽과 북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최근 자재 창고로 활용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부지도 매입했다”고 말했다. 우진플라임의 해외 매출 중 북미 비중은 2024년 20.9%에서 지난해 23.8%로, 유럽 비중은 같은 기간 28.6%에서 30.3%로 높아졌다. 우진플라임은 유럽 비중이 올해 48.3%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격 측면에서 중국과 경쟁이 쉽지 않은 만큼 품질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한국합성수지가공기계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중국과 가격 경쟁을 하기보다는 기술력과 품질에서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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