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소재 ‘퍼스트무버’… 세계시장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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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세라퓨틱스

지난 3월 24일 엑셀세라퓨틱스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된 중국 샹야 바이오와의 엑소좀 배지 공급계약 체결식. 엑셀세라퓨틱스 제공

지난 3월 24일 엑셀세라퓨틱스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된 중국 샹야 바이오와의 엑소좀 배지 공급계약 체결식. 엑셀세라퓨틱스 제공

이의일 대표

이의일 대표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시장이 2030년까지 약 103조 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핵심 소재인 세포배양 배지 시장도 같은 기간 약 8조5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기술(IT)의 반도체처럼 바이오산업의 승부처는 결국 ‘배지(media)’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율은 고작 5%에 불과하다. 이 불모지에서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기업이 ㈜엑셀세라퓨틱스다.

배지는 세포의 성장과 특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치료제 원가의 10∼20%를 차지하지만 다국적 기업들은 여전히 1·2세대 기술에 머물러 있다. 동물 유래 성분에 의존하는 탓에 바이러스 감염 위험과 배치(batch) 간 품질 편차가 상존하고 규제 기관의 원료 추적 요건도 충족하기 어렵다.

엑셀세라퓨틱스는 그 구조적 공백을 파고들었다. 모든 성분을 화학적으로 규명된 원료만으로 구성한 3세대 화학조성 배지(Chemically Defined Media, CellCor)로 안전성·균질성·수급 안정성을 한꺼번에 잡았다. 세계 최초 ‘GMP 등급 줄기세포용 화학조성 배지’ 개발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2024년 7월 코스닥 입성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의일 대표는 “기술이 대응되고 생산성이 확보되면 시장은 반드시 성장한다”고 단언한다.

이 회사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팔리는 구조’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 대비 234%에 달하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벡톤디킨슨(BD), 일본 펩티그로스 등과 판권 계약을 맺어 CGT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배지와 함께 소재·시약·장비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유통 사업은 올해 1분기에 약 8억5000만 원의 매출을 내고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회사는 올해 상품 매출만으로 연간 60억∼80억 원을 목표로 한다.

해외에서도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히알루론산 기업인 중국 블루메이지 바이오텍과 37만5000달러(약 5억6000만 원) 규모의 T세포 배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었다. CGT 원부자재로 채택된 배지는 임상 초기부터 공정에 편입돼 치료제와 함께 품목 허가를 받는 구조여서 한번 선택된 공급사를 바꾸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배지 사업 특유의 강력한 ‘록인 효과’로 공급 규모는 해마다 불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배지 유통사인 블루메이지를 통해 중국 최대 CGT 민간 기업인 상하이세포치료그룹에 T세포 배지 공급을 확정함으로써 대량 공급이 가능한 메이저 고객사를 확보한 점이 큰 의미다. 여기에 200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마틴 존 에반스가 CTO로 재직 중인 샹야바이오와도 엑소좀 전용 배지 계약(35만 달러)을 성사시켰다. 정부 차원에서 CGT 산업을 육성 중인 대만·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도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생산 체력을 키우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경기도 용인 GMP 시설은 현재 약 250억 원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정부 ‘원부자재 제조 지원사업’ 선정을 계기로 내년까지 자동화 생산 라인 구축과 생산능력 2.5배 확대를 추진한다. 자동화가 완성되면 글로벌 대량 공급 대응 능력은 물론 인건비 절감과 수율 향상이 동시에 이뤄져 수익성 개선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R&D 파이프라인도 넓어지고 있다. 현재 7개 국가 R&D 과제를 수행 중이며 2028년까지 100억 원 이상의 정부 예산을 확보해뒀다. 올 하반기 iPSC(유도만능줄기세포)·T세포 전용 고부가가치 신제품 출시로 포트폴리오가 두터워지는 한편 CGT 배지에서 갈고닦은 기술이 피부 재생·기능성 화장품 시장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 모든 흐름에 제도적 뒷받침까지 더해지고 있다. 오는 12월 시행 예정인 ‘CDMO 특별법’은 국산 소재의 시장 진입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올해 2월 시행된 개정 첨생법(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CGT 상업화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의일 대표는 “자동차·반도체와 달리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율은 5%에 불과하다. 엑셀세라퓨틱스의 국산화 노력을 주목해달라”며 “현재의 매출보다 3년 뒤 포지셔닝을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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