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가 ‘무어의 법칙’을 대체할 ‘타우의 법칙’을 발표했다. 화웨이 반도체 부문 허팅보 사장은 25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업계 전체를 놀라게 할 기술을 준비해 왔다”면서 “2031년부터 1.4나노 칩을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화웨이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 1.4나노 칩 양산에 성공하면 반도체 업계의 통념을 뒤집는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타우의 법칙은 반도체 칩을 무조건 작게 만드는 대신 칩 안에서 데이터가 이동하는 시간을 줄여 성능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화웨이는 마치 종이처럼 회로를 접는 ‘로직 폴딩’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 중국은 네덜란드 ASML이 만든 첨단 노광장비를 수입하지 못한다. 미국이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노광(露光)은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에 미세 회로를 새기는 필수 과정이다. 그러자 중국은 아예 ‘환도초차(換道超車)’ 전략을 택했고, 그 결과물로 타우의 법칙이 나왔다. 환도초차는 후발주자가 앞차를 뒤쫓지 않고 아예 길을 바꿔 추월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누차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역효과를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에 대해 조건부 수출을 허용했으나 실제 수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때다 싶어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는 AI 칩 ‘어센드’를 개발해 중국 시장을 석권했고, 스타트업 딥시크는 작년 초 가성비가 월등한 AI 모델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젠슨 황은 “우리가 규제에 묶인 사이 중국 시장을 화웨이에게 내줬다”고 탄식했다.
화웨이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부상은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은 설계, 생산, 패키징에 이르는 반도체 생태계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등 빅테크들은 자국산 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금은 주로 내수용이고 기술력도 한 수 아래지만 글로벌 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우리가 강점을 보이는 AI 메모리 칩 분야도 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투자를 게을리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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