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애정만세’…30년 후에도 통하는 현대인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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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영화 ‘애정만세’…30년 후에도 통하는 현대인의 고독 최재민(외부기고자) 입력 : 2026.08.16 18:01 대사도, 음악도, 설명도 거의 없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타이베이의 소음, 빈 공간의 질감, 그리고 인물들의 응시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애정만세’가 30주년을 기념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다. 4K 복원은 차이밍량 감독 특유의 절제된 미장센과 빛, 공간의 질감을 더욱 또렷하게 되살려냈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애정만세> 스틸컷 납골당 영업사원 ‘샤오캉’(이강생)은 한 아파트에 꽂혀 있는 열쇠를 발견하고, 숨어든 그 집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부동산 중개인 ‘메이’(양귀매)는 거리에서 만난 남자 ‘아룽’(진소영)을 매물로 나온 이 집에 데려와 하룻밤을 보낸다. 아룽도 몰래 아파트 열쇠를 챙겨 짐까지 가져온다.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한 집을 드나드는 세 사람. 누군가는 숨고, 누군가는 사랑하고, 누군가는 엿보는,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세 사람은 정교하게 연출된 비극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스쳐 지나간다. 애정만세 포스터 “차이밍량만큼 연결되고자 하는 인간의 갈망에 대해 유머와 비애를 동시에 담아내는 감독은 거의 없다.”(-「Film Inquiry」) 두 번째 장편이었던 이 영화로 차이밍량 감독은 단숨에 세계 영화의 중심에 섰다. 1994년 제5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금마장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음향효과상 3관왕에 올랐다.오늘날 ‘슬로우 시네마’를 대표하는 세계적 거장으로 꼽히는 차이밍량 감독은 카메라를 고정하고 배우의 얼굴을 응시하며, 관객이 불편함을 느낄 만큼 오래 기다린다. 그리고 대사를 덜어낸 침묵과 길게 이어지는 롱테이크로 대도시를 살아가는 개인의 고독을 응시하게 만든다. <애정만세> 포스터 사람이 없는 편의점, 흙이 파헤쳐진 공원 벤치, 소유하진 못하는 고급 아파트. 그중에서도 매물로 나온 채 비어 있는 고급 아파트는 1990년대 부동산 열풍 속 타이베이의 초상이다. 집은 넘쳐나지만 누구의 집도 아닌 곳. 세 인물은 이 빈 집에서 잠들고, 사랑하고, 숨는다.특히 촬영 당시 막 조성된 미완성의 공원이었던 다안삼림공원 벤치에 앉아 5분 넘게 이어지던 메이의 울음 장면 롱테이크는 씨네필의 뇌리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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