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우주 SF 영화 아닌 웃고 우는 버디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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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우주 SF 영화 아닌 웃고 우는 버디무비

최재민(외부기고자)

입력 : 2026.04.20 13:44

영화 제목은 ‘종료 직전 던지는 절망적인 롱패스’를 뜻하는 풋볼 용어 ‘헤일 메리(Hail Mary)’에서 나온 것으로,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마지막으로 시도하는 필사적인 한 수를 뜻한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최후의 희망’을 뜻하는 이유다. 상업영화의 재미로서든, 소설 원작의 우주 SF 영화로서든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올해의 영화가 되기 충분하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주에서 벌어진 정체 불명의 사건으로 죽어가는 태양 때문에 수십 년 뒤 멸망을 앞둔 지구. 중학교 과학 교사였던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는 어느 날 갑자기 정부 관계자 ‘스트라트’(산드라 휠러)의 방문을 통해 태양의 힘을 약하게 만드는 미생물 ‘아스트로파지’에 대해 알게 된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는 우주로 떠나 현 상황을 연구하고 그 결과물을 지구로 보내야 하지만, 돌아올 연료는 없고 비행사들은 목숨을 바쳐야 한다.

소니픽처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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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아득한 우주의 한가운데에서 깨어난 그레이스는 야오 사령관과 엔지니어였던 일류키나가 죽었다는 사실과, 자신이 죽어가는 태양으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살릴 마지막 희망으로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레이스는 우연히 우주 한복판에서 같은 목적으로 온 뜻밖의 존재 ‘로키’(제임스 오티즈)를 만나게 되고 둘은 각 두 행성의 운명을 건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러 떠난다.

영화는 ‘마션’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앤디 위어가 쓴 동명의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원작이다. 코로나 이전,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출연 배우로서, 또 프로듀서로서 오래 준비를 해온 라이언 고슬링이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3부작 각본, 제작을 했던 필 로드 감독과 크리스토퍼 밀러 감독에게 연출 제의를 해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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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치밀한 과학적 설정과 몰입감 있는 서사를 내세우는 반면, 영화는 멸망 앞에 선 한 지구인과 한 우주인의 우정을 강조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이 영화의 폭발력이 발생한다. 영화를 절반까지 볼 때만 해도 멸망을 앞두고서도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유머, 적절한 편집에서 오는 리듬감이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외계 생명체 로키와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되는 둘의 우정이 백미라는 걸 알게 된다.

블루 스크린을 하나도 쓰지 않고, 우주정거장 ISS를 참고해 층간 이동이 가능한 우주선 내부를 3D 프린팅으로 직접 제작한 세트, 그레이스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점, 힘들고 고달픈 영웅으로서의 고뇌보다 자학에서 나오는 유머가 중점을 이루는 게 이 영화의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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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세트와 마찬가지로, 얼굴이 없고, 돌덩이 거미처럼 생긴 외계 생명체 로키를 실제로 제작, 움직임 역시 CG가 아닌, 여러 명의 배우들이 달라붙어 실제로 연기해냈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SF 영화라기보다는 현실에서 도망가려 했던 평범한 인간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는 성장 영화이자, 그 성장을 돕는 친구(로키)를 만나 인류애와 함께 우정과 발전을 이루는 성공적인 버디무비다. 그 배경이 우주일 뿐. 상징과 비유, 언어를 처음 배운 로키가 서툴게 내뱉는 단어들은 더욱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러닝타임 156분.

[최재민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7호(26.04.2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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