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역량이 여기까지인 것 같다.”
서울 SK는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71-76으로 패배했다.
SK는 홈 1, 2차전에서 모두 패배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KBL 역사상 홈에서 1, 2차전을 내주고 우승한 건 1997-98시즌 현대가 유일하다.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후 “1차전에 좋지 않았던 부분, 많이 보완하려고 노력했고 보여줬다. 다만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진 게 보인다. 패배에 대해선 감독의 책임이라고 본다. 나의 역량이 떨어져서 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칼 타마요 제어를 최우선 목표로 세웠던 SK. 그러나 이날 역시 27점(7리바운드)을 허용하고 말았다. 안영준의 이른 파울 트러블이 가장 큰 문제.
전희철 감독은 “사실 (자밀)워니 스위치 디펜스까지 생각했다. (안)영준이가 파울 트러블에 빨리 걸려서 타이밍이 꼬이고 말았다. (오)세근, (최)부경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스위치 디펜스를 하려고 해도 (후안)고메즈가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메즈 카드는 2쿼터에 국내선수들의 공격이 답답해서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이다. 공격은 괜찮았는데 수비는 꼬였다. 근데 우리의 문제는 사실 수비보다는 공격이다”라고 덧붙였다.
고메즈는 이날 19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활약했다. SK가 승리했다면 영웅은 그였을 것이다. 다만 전희철 감독은 무조건 선발로 투입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고메즈가 오늘 잘했다고 해서 무조건 먼저 쓰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선수들의 컨디션을 보면서 활용해야 한다. 사실 고메즈를 활용하지 못한 건 공격력에 대한 문제는 아니었다. 다른 부분까지 보다 보니까 그랬던 것”이라고 밝혔다.
MVP 안영준의 부진은 심각하다. 그는 1차전에 이어 2차전 역시 존재감이 없었다. 심지어 이른 파울 트러블로 SK 수비 플랜의 붕괴를 야기했다.
전희철 감독은 “나의 잘못이다. 선수를 못 키운 것도 내 잘못이다. 물론 선수 본인은 옵션을 많이 주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모두가 불만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름 노력하면서 만들고 있다”며 “LG가 타이트하게 붙는 것도 맞다. 그렇다고 해서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 영준이 입장에선 자기만 잡으려고 나오는 것에 답답할 것이다. 그것도 나의 잘못이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만들어주지 못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나의 역량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전희철 감독은 “(김)선형이도 3점슛 2, 3개에 마무리만 잘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근데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안고 가야 한다. 감독이 이런 걸 책임지지 못하면 선수들이 어떻게 농구하겠나. 그동안 쓴소리를 많이 했다. 이번에는 나의 잘못이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