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이른바 '200만 닉스'를 달성한 가운데, 온라인에서 40억원에 달하는 돈을 이 종목에 '올인'했다고 밝힌 개인 투자자의 계좌 인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커지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자, SK하이닉스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토스증권에서 '10억대 자산가' 인증을 받은 A씨는 이날 SK하이닉스 투자 계좌를 공개했다. 인증 화면에는 A씨가 SK하이닉스 주식을 155만원 안팎에서 38억9000만원어치 매수한 것으로 표시됐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00만원을 넘어서면서 A씨의 평가금액은 51억원대로 불어났다. 단순 계산으로 11억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둔 셈이다. A씨는 "가즈아(가자)"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A씨의 인증 게시물이 특히 눈길을 끈 건 이날 SK하이닉스 주가가 200만원 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5.72% 오른 205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462조4652억원으로 집계됐다. 52주 고가는 208만7000원, 저가는 20만원이다. 지난달 말 종가 128만6000원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60% 가까이 올랐다.
200만원 넘었는데도 "아직 더 간다"
한경 인공지능(AI) 기반 대체 데이터 플랫폼 에픽AI를 활용해 최근 한 달간 나온 증권사 리서치를 종합한 결과,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발간된 SK하이닉스 관련 리포트 22건 중 19건이 '매수', 1건이 '강력매수' 의견을 냈다. '중립'은 1건에 그쳤다. 국내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최고 380만원까지 분포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400만원으로 올려잡기도 했다.
실적 전망도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에픽AI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은 335조666억원, 영업이익은 254조9746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각각 244.9%, 440.1% 늘어난 규모다. 내년 매출은 464조7121억원, 영업이익은 354조4009억원으로 예상됐다.
수익성 전망도 이례적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76.1%, 내년은 76.3%다. 현재 주가 기준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6.92배, 2027년 예상 PER은 5.16배로 집계됐다. 주가가 200만원을 넘겼지만 이익 전망이 함께 올라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적 개선 전망의 중심에는 D램이 있다. 올해 D램 매출 전망치는 253조2978억원, 낸드는 80조1839억원이다. 내년에는 D램 매출이 361조787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HBM을 포함한 서버용 D램이 SK하이닉스 실적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셈이다.
1분기 실적도 장밋빛 전망을 뒷받침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은 52조5763억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매출 5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37조6103억원으로 4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2조3236억원이다.
변수는 HBM4와 고객 점유율
관건은 지금의 HBM 우위가 차세대 제품에서도 이어질지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앞으로는 HBM4 고객사 인증과 주요 고객사 내 점유율 변화가 더 민감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공급계약 확대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SK하이닉스가 고객 수요를 미리 확보한 뒤 생산능력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면서 과거 메모리 업황보다 실적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질지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와 고객사 주문 흐름에 달려 있다. 하이퍼(대규모 데이터 운영업체)의 실적 발표 때마다 설비투자 관련 가이던스에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범용 메모리 가격도 변수다. HBM뿐 아니라 D램·낸드 가격이 함께 오르며 실적 전망을 끌어올렸지만, 일부 증권사는 하반기 이후 PC·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가격 상승세 둔화 가능성을 리스크로 꼽고 있다. 에픽AI 코파일럿은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력은 HBM4 인증과 주요 고객사 내 점유율,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성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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