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도 증설 경쟁… 美투자 1000억달러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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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팹 10곳-패키징 시설 2곳 등
애리조나에 2650억달러 투입 계획
TSMC “AI수요 지속”… 美압박 영향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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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 규모를 2650억 달러(약 397조5000억 원)로 늘리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계획보다 1000억 달러(약 150조 원)를 더한 것으로, 종전보다 60% 이상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 생산 기반을 미국으로 끌어오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거센 압박에 TSMC가 대미 투자 속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웬들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투자 계획을 설명하며 “고객들의 강력한 수요, 즉 수년간 지속될 구조적인 수요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TSMC의 설비투자와 이익률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 수요를 가늠하는 잣대로 통하는 만큼,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반도체 ‘피크아웃’(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 진입)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또 황 CFO는 이번 투자가 미국 내 외국인직접투자(FDI)로는 사상 최대라고 강조했다. 이달 16일 진행됐던 TSMC의 2분기(4∼6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추가 투자금인 1000억 달러로 팹(공장) 4곳을 신설하겠다며 투자 규모를 대폭 키웠다.

로이터에 따르면 TSMC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애리조나에는 반도체 팹 10곳과 첨단 패키징 시설 2곳, 연구개발(R&D)센터 1곳이 들어선다. 1호 팹은 이미 가동 중이다. 황 CFO는 이 공장 수율이 대만 주력 공장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2호 공장은 곧 장비 반입을 시작하고 3호 공장은 건설 중이다.

이번 투자는 메모리 가격과 빅테크의 AI 투자가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이른바 피크아웃 논란 속에 나왔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제프 푸 중국 GF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TSMC의 설비투자 가속이 AI 사이클 시작 1년 6개월∼2년 뒤인 2025년에야 시작된 점은 점유율 상실을 시사한다”며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투자 확대를 두고 “AI 호황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 중 하나”라고 전했다.

TSMC가 투자 속도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미국의 통상 압박도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추가 투자가 미국과 대만의 무역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이행이라고 보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번 TSMC 발표에 대해 “수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만들고 첨단 반도체 제조를 미국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훔쳐갔다”고 반복적으로 비판하며 대미 투자 압박을 이어온 바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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