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 10곳-패키징 시설 2곳 등
애리조나에 2650억달러 투입 계획
TSMC “AI수요 지속”… 美압박 영향도
웬들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투자 계획을 설명하며 “고객들의 강력한 수요, 즉 수년간 지속될 구조적인 수요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TSMC의 설비투자와 이익률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 수요를 가늠하는 잣대로 통하는 만큼,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반도체 ‘피크아웃’(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 진입)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또 황 CFO는 이번 투자가 미국 내 외국인직접투자(FDI)로는 사상 최대라고 강조했다. 이달 16일 진행됐던 TSMC의 2분기(4∼6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추가 투자금인 1000억 달러로 팹(공장) 4곳을 신설하겠다며 투자 규모를 대폭 키웠다.
로이터에 따르면 TSMC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애리조나에는 반도체 팹 10곳과 첨단 패키징 시설 2곳, 연구개발(R&D)센터 1곳이 들어선다. 1호 팹은 이미 가동 중이다. 황 CFO는 이 공장 수율이 대만 주력 공장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2호 공장은 곧 장비 반입을 시작하고 3호 공장은 건설 중이다.이번 투자는 메모리 가격과 빅테크의 AI 투자가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이른바 피크아웃 논란 속에 나왔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제프 푸 중국 GF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TSMC의 설비투자 가속이 AI 사이클 시작 1년 6개월∼2년 뒤인 2025년에야 시작된 점은 점유율 상실을 시사한다”며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투자 확대를 두고 “AI 호황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 중 하나”라고 전했다.
TSMC가 투자 속도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미국의 통상 압박도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추가 투자가 미국과 대만의 무역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이행이라고 보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번 TSMC 발표에 대해 “수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만들고 첨단 반도체 제조를 미국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훔쳐갔다”고 반복적으로 비판하며 대미 투자 압박을 이어온 바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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