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 여행객이 올 가을 글로벌 여행 수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비앤비가 11일 발표한 2025년 가을 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전 세계 Z세대의 가을 여행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한국 Z세대의 검색 증가율은 28%를 넘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보다 해외에서 더 오래 머무는 경향이 강하며, 성수기 직전이나 직후의 ‘어깨 시즌’을 활용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장기 여행을 즐기려는 특징을 보였다.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가을 여행지는 프랑스 파리다. 파리는 페이스트리 만들기, 카바레 댄스 배우기, 빈티지 보물찾기 등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력으로 꼽힌다. 또 일본 오사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미국 마이애미, 포르투갈 포르투,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영국 런던, 독일 뮌헨, 멕시코시티, 칠레 산티아고 등이 인기 여행지 상위권을 차지했다.
성수기 전후의 비교적 한산한 시기를 택해 해변 휴양을 즐기려는 트렌드도 두드러진다. 일본 나하는 ‘일본의 하와이’로 불리며 섬 특유의 매력과 도시의 활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브라질 이포주카는 천연 수영장과 청록색 바다로 리우데자네이루 못지않은 풍광을 자랑한다. 포르투갈 에리세이라는 ‘유럽의 서핑 수도’로 불리는 프랑스 비아리츠와 닮은 편안한 분위기를 갖췄다. 콜롬비아 산안드레스와 브라질 프라이아그란지 역시 유명 휴양지 못지않은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조용해 주목받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을 넘어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온지음의 셰프와 함께 한국식 소스를 만드는 쿠킹 클래스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유명 래퍼 겸 아티스트 제멜로와 함께하는 뮤지컬 페인팅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그랜드슬램 33회 우승의 휠체어 테니스 선수 알피 휴이트가 참여하는 테니스 프로그램이,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에서는 올림피언 콜린 퀴글리와 함께하는 해안 달리기가 진행된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거리 예술가 앙드레 사라이바가 호텔 라모르에서 드로잉 세션을 열어 미식과 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여행 경험을 제안한다.
에어비앤비는 올해 초 개인 셰프, 퍼스널 트레이너 등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 숙박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데 주력했다. 이번 가을에도 Z세대의 취향에 맞춘 몰입형 체험과 현지 문화 프로그램을 늘리며 여행의 질을 한층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Z세대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차별화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