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텃밭인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을 무기로 치고 나오는 중국
도요타, 중국 업체서 부품 조달해
전기차 등 생산 때 비용 절감 노력
일본차 텃밭으로 불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차 세력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 1위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가 태국 공장서 중국산 부품 조달에 나섰다. 저가를 무기로 치고 나오는 중국차를 겨냥해 최대 30%까지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따라 1960년대부터 완성차와 부품 업체가 공존하는 형태로 해외 진출을 함께 했던 일본차 업계의 공급망 전략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요타가 동남아 최대 생산 거점인 태국서 2028년부터 생산하는 신형 전기차·하이브리드차량에 중국회사의 부품을 장착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거론되는 것은 내장부품 가운데 방음에 사용되는 흡음재료와 금형, 수지재료 등이다. 도요타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 부품이 있다면 조달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도요타는 내장부품 등을 태국 부품업체인 써밋그룹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번에 도요타는 써밋과 중국의 흡음재 전문기업 무호약비(芜湖跃飞)를 연결해 양사의 합작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도요타가 태국 공장서 사용하려는 중국산 부품은 현재 도요타의 중국 내 생산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서 판매가 시작된 저가 전기차인 bZ3X에서도 해당 부품을 사용해 생산비 절감을 시도했다.
도요타가 중국 부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태국의 경우 일본차 업계가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었지만 최근 이 비중이 70%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산 자동차는 저가를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며 점유율을 16%까지 끌어올렸다.
도요타 관계자는 “생산 비용을 기존보다 30%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닛케이에 말했다.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가 공급망 전략에 변화를 주면서 일본 기업의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현지 조달 분위기가 커지게 되면 일본 부품 업체도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