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최저 투자액을 100만원으로
도쿄증권거래소, 기업에 인하요청
지갑 얇은 젊은 층 투자 참여 유도
도쿄증권거래소가 주식투자에 필요한 최소 투자금액을 10만엔(약 100만원) 정도로 낮추는 작업에 착수한다. 지갑이 얇은 젊은 층도 손쉽게 일본 기업주식을 사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쿄증권거래소가 최저 투자금액 인하를 위해 기업에 주식분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100주 단위로 거래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00엔인 종목의 경우 최소 투자금액으로 10만엔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종목의 평균 최소 투자 금액은 13만엔(약 130만원)에 달한다. 1부 시장으로 통하는 프라임 종목의 경우 20만엔(약 200만원)으로 올라선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23일 종가 기준으로 최소 투자 금액이 10만엔을 넘는 종목은 전체의 60% 수준인 2277곳에 달한다. 투자 단위가 가장 높은 회사는 첨단 계측기 회사인 키엔스로 587만엔(약 5800만원)이다. 유니클로 사업을 하는 퍼스트리테일링도 465만엔(약 4600만원)에 육박한다.
닛케이는 “젊은 층이 주식을 구입한 뒤 장기 보유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구조라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1주 단위로 주식을 살 수 있는 미국이나 유럽 증시로 일본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은 주식 분할을 통해 주주수가 많아질 경우 이들에 대한 관리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주주들에게 보내는 주총 관련 서류 비용이 늘어나고, 주총 운영도 번거로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대해 도쿄증권거래소는 주주총회 관련 서류를 전자통지도 가능하게 하거나 온라인 주주총회 시행 등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100주를 최소 단위로 하는 거래 제도 자체는 바꾸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022년 10월에도 기업에 주식분할을 요청을 한 바 있다. 이후 2022년 96건, 2023년 162건, 지난해 211건의 주식분할이 있었다.
퍼스트리테일링도 2022년 12월, 21년 만에 1주를 3주로 나누는 주식분할을 하기도 했다. 분할 전 최소 투자 금액은 800만엔(약 8000만원)에 달했다.
닛케이는 금융청 관계자를 인용해 “주식 분할이 되면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늘어나고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진다”며 “기업도 주주층이 넓어지면 주가의 급격한 움직임이 줄고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