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닛케이는 대표적인 예로 일본 정부가 3, 4일 도쿄에서 개최한 ‘세계 도서국 해양회의’를 지목했다. 태평양 도서국 등을 포함한 34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일본은 이번 회의에서 정치, 안보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기후 변화 대응, 해양 보전, 인프라 정비, 재생에너지 기술 이전 등 도서 국가들이 원하는 지원을 앞세워 신뢰 구축에 나섰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3일 개막식에서 “일본은 오랜 기간 해양 분야의 국제 협력과 기후변화 대응에 헌신해 왔다”며 이상기후로 해수면 상승 등 위기를 맞은 도서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호주도 태평양 도서국과 협력 강화에 나섰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3일 캔버라에서 솔로몬제도 매슈 웨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와 경제 협력을 아우르는 새로운 조약 체결을 추진키로 했다. 솔로몬제도는 친(親)중국 성향의 전임 정권 시절인 2022년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었으나, 올 5월 웨일 총리 취임 뒤 호주와의 협력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호주와 일본은 팔라우의 해저 케이블 부설 사업에 대한 공동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영토 크기가 작은 태평양 도서국들은 오래 전부터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치우치지 않는 외교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원조를 담당했던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는 등 지원에 인색해지자 상황 변화가 생겼다. 닛케이는 “일본과 호주는 트럼프 행정부가 태평양 지역의 원조를 줄이고, 미국 주변과 중동 등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과 호주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태평양 도서국과 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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