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보좌관 “단기 득실 벗어나야
정부간 담화 고려 중인 걸로 알아”
대통령실 “과거사 대응 많은 공감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행사 참석차 방한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핵심 측근이 16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양국 간 과거사 문제 대응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정상 통화에 이어 핵심 측근들이 과거사 문제가 한일 경제·안보 협력에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국가안전보장 담당 총리특별보좌관은 이날 위 실장과의 조찬 회동에서 과거사 문제 관리를 위해 △단기적 이해득실에 얽매이지 말고 △정부 담화 등 과거의 합의를 최대한 존중하고, 후퇴하지 말 것 △양국 국민을 설득해 나갈 것 등 3대 원칙을 언급했다고 한다. 중의원 8선의 나가시마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미일 정상회담 조율을 맡는 등 이시바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들이 오간 것으로 안다”며 “중요한 것은 많은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과거사 문제가 한일 관계의 갈등 요인이 돼선 안 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사과가 담긴 ‘고노 담화’ 등 과거 담화를 계승하고 한국은 윤석열 정부의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3자 변제 해법’ 등 기존 합의를 존중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가시마 보좌관은 이날 한국외교협회와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특별 강연을 마친 뒤 ‘한일 간 정부 담화가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98년 일본의 사죄와 협력 확대 원칙을 담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은 ‘이재명-이시바 선언’의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일 미래 협력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이 주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행사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한국과 일본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며 “두 손을 맞잡고 더 나은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나가시마 보좌관을 만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도 “한일 협력의 지평이 더욱 확대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국무총리실이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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