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디데스 함정’ 연구 앨리슨 교수
아테네-스파르타 패권 다툼에 비유
“미-소 냉전시절 핵공포에 갈등 피해
美-中 상호 의존적 상황, 협력 택해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앨리슨 교수는 6일(현지 시간) 하버드대에서 열린 중국 포럼에 참석해 두 강대국이 경제, 금융, 기후 등 주요 분야에서 상호 의존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냉전 시대 핵전쟁 위협에 직면했던 미국과 소련 또한 ‘상호 파괴’의 공포로 극한 갈등을 피했다며 이 교훈이 현재의 미국과 중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경쟁을 선택한다면 양측 모두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기원전 5세기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벌였던 그리스의 도시 국가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대립에서 유래했다. 당시 그리스 최강이던 스파르타는 급부상한 아테네에 자원과 인재를 속속 뺏기자 전쟁을 벌였다. 혈투 끝에 두 나라가 다 몰락했고 어부지리를 얻은 마케도니아가 그리스 전체를 차지했다.당시 이 과정을 기록한 유명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전쟁의 원인이 아테네의 부상에 대한 스파르타의 두려움에 있다고 주장했다. 앨리슨 교수는 2017년 저서 ‘예정된 전쟁’에서 그의 이름을 따 기존 패권국 미국과 신흥 강대국 중국의 갈등을 ‘투키디데스 함정’에 비유했다.
다만 최근 양국의 갈등은 날로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중국에 104%의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혔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또한 3일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중국 ‘촌놈들(peasants)’에게서 돈을 빌려 물건을 산다. 그 물건은 중국 촌놈들이 만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8일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 또한 “미국 부통령이 이처럼 무지하고 무례한 말을 하다니 의아하고 슬프다(悲哀)”고 꼬집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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